
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가 48만명을 넘어서며 청년층의 고용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함께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첫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에게는 신입 채용 축소와 경력직 선호가 더 크게 체감되고 있다.
1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48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9000명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대졸 이상 실업률도 3.0%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청년층에 집중된 실업 부담
연령별로 보면 20대 대졸 이상 실업자는 17만9000명, 30대는 13만명으로 집계됐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전체 대졸 이상 실업자의 64%를 넘는다. 특히 20대 대졸 실업률은 8.3%로 같은 분기 기준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전체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7000명 증가했고, 이 가운데 20대는 4만8000명으로 1만1000명 늘었다.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려는 청년층이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 채용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기 공채가 줄고 수시 채용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교육 비용이 드는 신입보다 곧바로 업무를 맡길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생성형 AI가 문서 작성, 자료 정리, 초급 개발 업무 등 일부 기초 업무를 대체하면서 신입에게 맡기던 일자리의 폭이 좁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성장률 전망과 다른 고용 온도
고용 둔화는 일부 산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분기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만8000명 줄어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9만7000명 줄며 8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하반기 성장률 전망을 높였지만 취업자 증가 폭 전망은 낮췄다. 반도체 수출 등 일부 산업이 성장을 견인하더라도 전체 고용 회복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반도체처럼 생산성이 높고 설비 중심인 산업은 성장 기여도에 비해 직접 고용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AI 도입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런 괴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국의 AI 도입률이 현재 6% 수준에서 10년 뒤 5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생산성 개선 효과와 동시에 직무 전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환 교육과 첫 일자리 설계가 과제
전문가들은 AI 확산을 막기보다 노동시장 전환 비용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산업별 AI 투자와 함께 청년층이 실제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훈련, 인턴십,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첫 일자리의 문턱이 높아지면 청년층의 경력 형성이 늦어지고 장기적으로 임금과 생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AI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만큼 대학 교육과 직업훈련이 현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구직자와 기업 사이의 불일치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통계는 AI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용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장률 회복만으로 청년 고용 문제가 자동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입 채용을 유도할 제도와 실무형 교육 확대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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