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조시 커가 육상 1마일 달리기에서 27년 동안 유지됐던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커는 18일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1마일 경기에서 3분42초66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했다.
종전 기록은 모로코의 히샴 엘 게루주가 1999년에 세운 3분43초13이었다. 커는 이 기록을 0.47초 앞당겼다. 육상에서 1초 미만의 차이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세계기록 수준의 중장거리 레이스에서는 선수의 페이스 조절, 막판 스퍼트, 레이스 전술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격차다.
1,500m 강자가 선택한 1마일 도전
커는 남자 1,500m를 주 종목으로 뛰어온 중장거리 전문 선수다. 그는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땄고,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기록은 그가 기존 주 종목의 속도와 지구력을 1마일 무대에서도 완성도 높게 구현했다는 의미가 있다.
올해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지 않는 시즌이다. 커는 이 시기를 활용해 1마일 훈련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 대회 메달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특정 기록을 겨냥한 준비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가 런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이어졌다.

1마일은 약 1.609km로, 1,500m보다 조금 더 길다. 선수 입장에서는 익숙한 중거리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추가 거리를 버틸 지구력이 필요하다. 레이스 초반부터 무리하게 치고 나가면 막판에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고, 반대로 너무 보수적으로 운영하면 세계기록에 필요한 평균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
정식 종목 밖에서도 큰 상징성
1마일 달리기는 현재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육상 역사에서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4분 장벽’은 오랫동안 인간 한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영국의 로저 배니스터가 인류 최초로 1마일 4분 벽을 깬 일은 지금도 육상사의 대표적인 장면으로 회자된다.
그런 점에서 커의 기록은 단순히 하나의 비정식 올림픽 종목 기록을 바꾼 사건이 아니다. 1999년 이후 누구도 넘지 못했던 기준선을 새로 설정했고, 현대 중장거리 선수들의 훈련 방식과 경기 운영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커의 성과는 향후 1,500m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마일에서 입증한 지구력과 후반 페이스 유지 능력은 1,500m 결승 레이스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 경쟁 선수들에게는 커의 현재 몸 상태와 기록 잠재력을 다시 평가하게 만드는 신호다.
세계신기록은 선수 개인의 영예이자 종목 전체의 기준점이다. 조시 커가 런던에서 세운 3분42초66은 앞으로 중장거리 선수들이 도전해야 할 새로운 표준이 됐다. 27년 만의 기록 경신은 육상 팬들에게 1마일 레이스의 매력을 다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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