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의 전주예수병원이 의료기관 인증을 4회 연속 유지하며 환자 안전과 의료 질 관리 체계의 지속성을 확인받았다. 의료기관 인증은 병원이 특정 시점의 평가만 통과했다고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진료 과정 전반에 안전 기준과 관리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제도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예수병원은 2011년 처음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뒤 현재까지 인증을 이어오고 있다. 2023년 시행된 4주기 인증조사에서는 92개 기준과 512개 조사 항목을 모두 충족했고, 올해 2월 진행된 중간 현장 조사에서도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관리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예수병원의 강점으로 병원 전체에 자리 잡은 환자 안전 문화를 들었다. 감염관리 주간 행사, 환자 안전 교육, 화재 안전 라운딩, 질 관리 활동 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특정 부서만이 아니라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인상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인증은 일회성 점검이 아니다
병원 인증의 핵심은 서류상 기준을 갖췄는지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기준이 반복적으로 지켜지는지에 있다. 감염관리, 투약 안전, 환자 확인, 응급 대응, 시설 안전 같은 항목은 어느 하나라도 느슨해지면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인증을 장기간 유지하려면 병원 경영진의 방침뿐 아니라 의료진과 행정·지원 인력의 일상적 참여가 필요하다.

예수병원의 사례는 지역 2차병원이 단순히 대형 병원의 보조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환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도권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역 병원이 안전과 질 관리 역량을 공개적으로 검증받는 일은 지역 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지역 의료의 신뢰를 어떻게 쌓을까
환자 안전 문화는 단기간 캠페인만으로 만들어지기 어렵다. 감염관리 교육이 반복되고, 현장 라운딩에서 발견된 위험 요소가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며,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부담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병원 내부의 작은 절차들이 환자 경험과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는다.
특히 2차병원은 경증과 중증 사이의 다양한 환자를 빠르게 분류하고, 필요한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연계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이때 환자 확인, 감염 예방, 응급 대응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면 불필요한 전원 지연이나 의료 공백을 줄일 수 있다. 인증제도가 지역 병원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인증 유지가 곧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료 현장은 인력 수급, 재정 부담, 고령 환자 증가, 감염병 대응 같은 구조적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인증을 받은 병원도 평가 이후의 관리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내부 점검과 외부 감시를 이어가야 한다.
예수병원의 4회 연속 인증은 지역 병원이 환자 안전을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평가 통과 자체보다 그 기준이 진료실, 병동, 응급실, 검사실의 일상 안에서 계속 유지되는지다. 환자가 가까운 지역 병원에서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지역 의료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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