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매매 영업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모텔을 빌려주고 받은 월세는 범죄수익으로 추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숙박 매출을 구분하기 어렵더라도 건물주가 장소 제공의 대가로 받은 차임은 별도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물주 A 씨에게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단속 전력 알고도 임대 지속
A 씨는 2017년 서울 관악구 모텔을 매수하며 기존 임차인 B 씨와의 계약을 승계했다. B 씨는 이미 성매매 알선으로 단속된 전력이 있었고 이후에도 재차 적발돼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A 씨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2019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모텔을 임대해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다고 기소했다. 1심과 2심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유죄 판단은 같았다.

쟁점은 보증금과 월세를 범죄수익으로 추징할 수 있는지였다. 보증금은 2억5천만원, 월 차임은 500만~950만원이었다.
하급심 엇갈린 추징 판단
1심은 보증금과 차임 합계 2억3270만원을 추징 대상으로 봤다. 반면 2심은 일반 숙박객과 성매매 손님이 함께 이용해 범죄수익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추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모텔의 숙박비 매출이 아니라 A 씨가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받은 차임이 추징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일반 손님의 매출 규모를 알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건물주의 임대수익 추징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원심이 추징을 전혀 선고하지 않아 해당 부분만 따로 고칠 수 없었기 때문에 대법원은 판결 전체를 파기환송했다. 환송심은 대법원 법리에 따라 추징액을 다시 판단하게 된다.

불법 영업 임대인의 책임 확대
이번 판결은 건물주가 불법 영업을 인식하면서 장소를 계속 제공한 경우 임대료 자체가 범죄수익이 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단순히 임대계약 당사자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지는 것은 아니며 불법 사용에 대한 인식이 핵심이다.
건물주는 반복 단속이나 행정처분 사실을 알게 됐다면 계약 해지와 사용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불법 영업 수익을 차단하는 동시에 부동산 제공자의 주의 의무를 환기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