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광주시에서 농지 이용실태를 조사하던 50대 조사원이 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고 직후 전국에서 진행 중이던 농지 전수조사를 중단하고, 조사원 전원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접근이 어렵거나 위험한 농지는 현장 출입 대신 드론과 항공사진을 활용하도록 관련 지침도 다시 안내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1톤 트럭 운전자인 30대 남성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는 2일 오전 6시 55분께 광주시 오포1동 고산 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했다. 피해자는 광주시 소속 기간제 근로자로, 당시 오포1동 일대 농지의 이용실태를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행 공간 없는 램프 구간에서 발생
사고 현장은 43번 국도에서 45번 국도로 진입하는 1차로 램프 구간이다. 별도의 보행자 도로가 없는 곳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가 램프 구간에 들어서면서 전방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을 가능성을 중심으로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음주나 약물과 관련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가 사고 당시 차도에 있었던 이유와 운전자가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현장 주변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과 차량 동선, 도로 구조를 분석해 구체적인 책임 관계를 조사한다.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는 최종 조사 결과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공공 목적의 현장 조사가 차량 통행 구역과 맞닿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준다. 농지는 도심의 정비된 보행 공간과 달리 진입로가 좁거나 갓길이 없고, 조사 지점이 국도나 지방도 주변에 위치할 수 있다. 조사원이 토지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량 운전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농식품부, 전국 조사 즉시 중지
농식품부는 사고 당일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중지했다고 밝혔다. 각 지방정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조사원 전원에게 교통안전 등 안전교육을 실시한 뒤, 교육을 마친 사람에 한해 다음 날부터 업무를 재개하도록 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사를 일시 정지하고 전국 단위의 안전 점검에 나선 것이다.
농식품부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경찰 및 관계기관을 통해 사고 발생 경위와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기관의 안전교육 실시 여부와 현장 안전관리 실태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일정의 속도보다 조사원의 안전을 우선하겠다는 방침을 현장에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전교육만으로 모든 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위험한 도로에서 개인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 지점의 위험도를 사전에 분류하고, 차량 통제나 2인 1조 배치, 고가시성 조끼와 경고 표지, 안전한 주차와 이동 경로를 마련하는 등 업무 설계 단계의 대책이 함께 필요하다.
위험 농지는 원격 조사로 대체
농식품부는 접근이 어렵거나 위험성이 있는 농지에 조사원이 직접 들어가는 대신 드론 조사나 항공사진 확인 같은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지침을 재차 안내하기로 했다. 현장 방문이 꼭 필요한 경우와 영상 자료만으로 확인 가능한 경우를 구분하면 조사원의 노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드론과 항공사진은 넓은 지역의 토지 이용 현황을 빠르게 비교하는 데 유용하다. 이전 촬영 자료와 현재 영상을 대조하면 농지의 경작 여부나 시설물 변화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다만 나무나 건물에 가려진 구역, 촬영 시점 차이, 영상 해상도 같은 한계가 있어 모든 현장 조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비대면 조사는 위험 회피를 위한 우선 수단으로 활용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지점만 선별해 현장 조사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현장 방문 전에는 도로 유형과 보행 공간, 차량 통행량, 조사 시간대를 검토해야 한다. 위험도가 높은 지점에는 안전 담당자를 별도로 배치하거나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기간제 조사원까지 포괄하는 안전체계 필요
농지 이용실태 조사에는 지방정부 소속 기간제 근로자 등 다양한 고용 형태의 인력이 참여한다. 업무 기간이 한정돼 있더라도 현장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는 상시 근로자와 다르지 않다. 교육 자료 제공에 그치지 않고 실제 조사 환경을 반영한 사전 위험성 평가와 보호 장비 지급, 비상 연락 체계를 갖춰야 한다.
조사 실적이나 일정이 현장 판단을 압박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사원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장소에는 진입하지 않고 원격 조사나 일정 변경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위험 상황을 보고했을 때 불이익이 없다는 원칙과 현장 중지 권한이 명확해야 안전 지침이 실제로 작동한다.
이번 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와 정부의 후속 점검은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과 별개로 전국의 유사 조사 지점을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구조적 위험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조사 재개 이후에도 교육 이행 여부와 원격 조사 전환 실적, 추가 위험 신고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같은 유형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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