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영월군이 지역 장류를 활용해 개발한 가공식품 4종의 상품화를 추진한다. 새로 선보인 제품은 저당쌈장, 간편요리육수, 장칼국수 밀키트, 맛간장이다. 전통적인 장맛을 유지하면서도 조리 시간을 줄이고 현대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에 맞춘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영월군은 시제품에 대한 전문가와 관계자의 평가를 바탕으로 맛과 포장, 유통 가능성을 보완해 실제 판매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영월군은 3일 영월농협가공사업소에서 가공식품 개발사업 성과 품평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농업기술센터와 장류 가공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네 가지 제품을 직접 맛보고 상품화 가능성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품평회는 개발이 끝났다는 선언보다 시장 출시 전 소비자 관점에서 부족한 점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다. 군은 이날 제시된 의견을 제품 개선과 향후 상품화 절차에 반영할 방침이다.
전통 장류를 간편식으로 확장
제품 개발은 영월농협가공사업소가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을 통해 진행했다. 저당쌈장은 당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 흐름을 고려한 제품이며, 간편요리육수와 맛간장은 가정에서 국물이나 양념을 손쉽게 완성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칼국수 밀키트는 지역 장류의 풍미를 한 끼 식사 형태로 전달하는 제품이다. 용도와 섭취 상황이 다른 네 제품을 함께 개발해 장류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전통 장류는 발효 과정과 원료 배합에 따라 맛이 달라 지역성을 보여주기 좋은 식품이다. 반면 소비자가 집에서 장을 직접 담그는 비율이 줄고 간편식 수요가 늘면서 판매 방식도 변하고 있다. 장 자체만 판매하기보다 육수, 소스, 밀키트처럼 바로 조리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면 젊은 소비자와 1인 가구에 접근하기 쉬워진다. 영월군의 이번 개발도 지역의 기존 생산 기반을 새로운 식품 소비 방식과 연결하려는 데 의미가 있다.
네 제품 가운데 저당쌈장은 건강을 고려한 선택지를 찾는 소비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저당’이라는 특징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영양성분과 기준을 명확히 표시하고, 기존 쌈장과 비교해 맛의 만족도를 유지해야 한다. 간편요리육수와 맛간장은 사용량과 조리법을 알기 쉽게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칼국수 밀키트는 면과 육수, 부재료의 보관성 및 조리 후 품질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품평회 의견을 실제 제품에 반영
상품화 과정에서는 맛뿐 아니라 유통기한, 포장 단위, 가격, 생산량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면 원료의 출처를 분명히 할 수 있지만 수확 시기와 생산량에 따라 안정적인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 소규모 생산 단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도 생산 규모가 커지면 맛과 품질의 편차가 생길 수 있다. 표준화된 제조법과 위생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필수적인 이유다.
포장과 표시 역시 시장 경쟁력을 좌우한다. 제품 이름만으로 용도와 특징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영월 장류를 사용했다는 지역성을 과장 없이 전달해야 한다. 밀키트와 소스류는 온라인 판매에 적합하지만 배송 중 파손이나 온도 관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오프라인 판매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에게 시식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나 판매처 확보가 필요하다. 제품별 특성에 따라 유통 경로를 나누는 전략이 요구된다.
영월군은 장류를 지역 특화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사업 조직 발굴, 참여자 역량 강화, 전통 장류 거점센터 조성, 가공식품 개발,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개별 농가가 원료만 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가공과 브랜드, 유통 단계까지 지역 안에서 연결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가공사업소는 여러 생산자의 원료를 일정한 품질로 제품화하고 공동 설비를 활용하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 소득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가공식품 개발의 최종 성과는 시제품 수보다 지속적인 판매와 재구매로 평가돼야 한다. 초기에 행정 지원을 받아 출시하더라도 소비자 반응이 약하면 생산을 이어가기 어렵다. 소규모 시험 판매를 통해 선호하는 맛과 가격대를 확인하고, 반품과 문의 내용을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지역 축제나 관광지에서만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 장류 제품은 영월의 관광 자원과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생산 과정과 발효 문화를 소개하는 체험, 지역 음식점의 메뉴, 농특산물 판매장이 서로 연결되면 제품이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지역의 식문화를 전달할 수 있다. 다만 관광객 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계절별 매출 변동이 커질 수 있다. 온라인 주문과 지역 외 유통망을 함께 구축해 판매 기반을 넓히는 접근이 안정적이다.

영월군 농업기술센터는 지역 농산물과 장류를 활용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해 농가와 가공업체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실현하려면 제품 판매액 가운데 지역 원료와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꾸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품평회에서 나온 개선 의견이 실제 제조와 유통 설계에 반영되고, 네 제품이 반복 구매를 얻을 수 있는 품질을 갖추는지가 다음 단계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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