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가 응급환자가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이송이 지연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 119구급대와 응급의료기관의 정보를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중증 환자의 전원 협진과 지역 필수의사 지원을 함께 강화하는 내용이다.
대구시는 12일 ‘대구형 응급의료 안전망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환자 발생과 이송, 최종 치료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기반 신속 이송, 최종 치료 인프라 확충, 의료계 협력, 의료진의 법적 부담 완화가 네 가지 핵심 과제다.
가장 먼저 다음 달부터 ‘응급 통합 AI 플랫폼’을 지역 19개 응급의료기관과 119구급대에 확대 적용한다. 구급대원이 병원마다 전화해 환자 수용 여부를 확인하는 시간을 줄이고, 환자 상태에 맞는 병원을 더 빠르게 선정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병원 찾는 시간을 줄이는 AI 플랫폼
응급 이송에서는 짧은 시간도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응급실의 병상과 전문의, 수술실 이용 가능 여부는 계속 변한다. 구급대가 개별 병원에 연락하는 동안 상황이 달라지면 같은 확인 절차를 반복해야 하고 이송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
통합 플랫폼은 여러 기관의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도록 도와 이런 반복을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환자의 증상과 중증도, 이동 거리, 병원의 수용 역량을 바탕으로 후보 병원을 제시하면 구급대와 의료진이 최종 판단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AI가 의료진의 결정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입력 정보가 늦거나 정확하지 않으면 추천 결과도 현실과 달라질 수 있다. 각 병원이 병상과 전문 인력 정보를 신속하게 갱신하고, 구급대가 환자 상태를 표준화해 전달하는 운영 체계가 기술 자체만큼 중요하다.

중증 환자 전원망 별도 강화
한 지역 안에서 수용 병원을 찾기 어려운 중증 환자는 여러 병원이 함께 대응하는 다중이송·전원협진망을 강화한다. 특히 고위험 임산부는 병원 선정이 15분을 넘으면 전국 단위 병원 선정 체계를 즉시 가동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고위험 임신과 중증 외상, 심뇌혈관 질환처럼 전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가까운 응급실에 도착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술과 시술이 가능한 전문의와 시설이 준비된 병원까지 연결돼야 하므로 초기 이송과 최종 치료 경로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전국 단위 연계가 시작되면 이동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환자의 상태가 장거리 이송을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하고, 이동 중 처치와 수용 병원의 준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지역 내 필수의료 역량을 키우는 중장기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 필수의사와 의료진 지원
대구시는 10월부터 6개 병원의 6개 필수 진료과 의사 20명을 대상으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추진한다. 5년 동안 인건비 일부를 지원해 전문 인력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근무하도록 하고, 중증 환자의 최종 치료 기반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인건비 지원은 인력 유입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무 강도와 당직, 교육과 연구 기회, 가족의 정착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지속성이 생긴다. 지원 기간이 끝난 뒤에도 진료과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병원의 운영 구조와 환자 수요를 장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직권이송 환자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큰 과실이 없는 경우 형사사건 대응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의료진이 법적 위험을 우려해 중증 환자 수용을 주저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지만, 환자 안전과 책임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구체적인 지원 기준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성과
응급의료 안전망은 플랫폼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119와 응급실, 배후 진료과, 병원 경영진, 지자체가 같은 기준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 환자 발생 때 신속하게 협력해야 한다. 대구시는 의료계와 계속 소통해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의 효과는 병원 선정에 걸리는 시간, 재이송 횟수, 중증 환자의 최종 치료 도착 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플랫폼 추천이 거절되는 이유와 정보 오류, 특정 병원으로의 환자 집중도 함께 분석해야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
시민에게는 응급 증상 때의 행동 지침을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는 개인이 병원을 찾아 이동하기보다 119에 신고해 환자 상태에 맞는 안내와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경증 환자는 지역 의료기관을 적절히 이용해야 응급실 과밀을 줄일 수 있다.
대구형 대책은 AI를 병원 검색 도구로 활용하면서 인력과 협진, 법적 지원을 함께 묶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성과는 정보의 정확성과 의료진 참여, 최종 치료 역량이 얼마나 함께 움직이는지에 달려 있다. 환자가 적절한 병원에 더 빨리 도착하는 변화로 이어지는지 시행 이후 꾸준한 검증이 필요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