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음 때문에 잠들기 전 이어폰을 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수면 중 장시간 이어폰 착용이 외이도염과 청력 손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귀를 이어폰으로 막아 습기가 배출되지 않으면 세균·곰팡이 증식 환경이 조성되고, 귀지와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폰이 만드는 ‘밀폐된 습기’가 문제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스탠퍼드 의대 알료노 교수는 이어폰이 외이도를 장시간 막아 귀 안이 밀폐된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귀 내부가 축축하게 유지되면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결과적으로 외이도염(바깥귀 염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샤워 후 귀를 완전히 말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어폰을 착용하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물기가 남은 채로 밀폐가 형성되면 염증 유발 인자가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귀지·피부 알레르기까지…“자가 청소 기능” 방해
전문의들은 이어폰 착용이 단순히 습기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슈밤 교수는 이어폰 마개가 귀지(귀 속 노폐물)를 안쪽으로 밀어 넣어 단단하게 뭉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귀지가 뭉치면 낮 동안 귀가 먹먹하거나 가려움, 이명(귀울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일부 경우에는 이어폰의 플라스틱·고무 재질이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해 염증이 더 번질 수 있다는 사례도 함께 보고됐다. 즉, 수면 중 이어폰은 ‘소리 차단’이라는 목적과 달리 귀 내부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WHO 기준과 전문의 조언…수면 중 음량도 체크해야
청력 손상 위험은 습기·염증뿐 아니라 소리 크기와도 연결된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80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노출되면 청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잠깐 듣는’ 방식이라도 수면 시간 전체로 누적되면 노출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슈밤 교수는 수면 시간 동안 귀를 보호하려면 음량을 일반 대화 수준(약 60~70데시벨)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폰 볼륨을 멀리서 조용히 들려도 실제 귀에 닿는 음량은 체감보다 높을 수 있어, 평소보다 크게 재생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안은 무엇? “오픈형·베개 스피커, 그리고 소리 자체를 줄이기”
전문의들은 귀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안으로 오픈형 이어폰 또는 수면용 헤드밴드 스피커 사용을 권장한다. 귓구멍을 완전히 막지 않으면 밀폐에 따른 습기 정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취지다.
또 보도에서는 베개 내부에 넣어 사용하는 평평한 소형 스피커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런 방식은 귓속을 막지 않아 귀 내부의 습기가 차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안전한 수면을 위해서는 이어폰 착용을 최소화하고, 주변 환경의 소음을 줄이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귀 통증이나 가려움, 진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당부했다. 염증은 초기에 잡을수록 회복이 빠를 수 있어 ‘참는’ 방식이 반복되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나쁜 습관은 ‘대체’가 핵심
최근 수면용 콘텐츠(백색소음, ASMR, 집중 음악 등) 수요가 늘면서 이어폰은 사실상 ‘수면 보조 도구’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번 경고는 수면의 편안함을 위해 사용하던 습관이 귀에는 부담이 될 수 있음을 환기한다. 특히 외이도염은 반복될 경우 불편이 길어지고, 청력·피부 상태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점검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오픈형 제품이나 베개형 스피커 등 대안 기기가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수면 중 이어폰 사용자의 경우, 음량을 낮추고(60~70데시벨 이하 권고) 완전 건조 후 착용하는 등 기본 원칙을 지키는지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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