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형배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일 취임하며 통합 행정 역량을 성장 전략으로 묶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전남과 광주의 행정 통합이 공식 출발한 가운데, 초대 시정의 핵심 과제는 산업 투자 유치와 생활권 균형 발전, 통합 재정 운영의 원칙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민 시장은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본회의 취임사에서 “통합으로 커진 행정 역량을 모두 묶어 성장의 판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과 광주의 통합 결정을 언급하며 새로운 행정 단위가 대한민국 산업과 국토 공간 재편 구상의 첫 출발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통합 특별시 출범, 행정 규모보다 실행력이 관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광역 행정의 경계를 넘어 산업, 교통, 생활권, 재정 운영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통합 자체가 곧바로 지역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광주와 전남이 각각 쌓아온 행정 체계와 예산 배분 방식, 지역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민 시장은 취임사에서 압도적 성장, 균형, 기본소득, 녹색도시, 시민주권 등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는 통합 이후의 시정이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경제 성장과 복지, 환경, 참여 행정을 함께 다루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다만 원칙이 실제 정책으로 작동하려면 우선순위와 재원 조달 방식이 명확해져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과제는 반도체 클러스터다. 민 시장은 정부와 기업이 발표한 800조원 규모의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역사적 기회로 규정하고, 기업에 제안하고 투자 유치를 끌어내는 강력한 투자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역 차원에서 인허가, 부지, 전력, 용수, 인재 양성, 교통망을 얼마나 빠르게 묶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균형 발전의 두 축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자본과 장기 인프라가 필요한 분야다. 따라서 통합 특별시가 투자 유치 성과를 내려면 중앙정부 정책과 기업 수요를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망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직업 교육 체계를 연결하는 지역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통합 행정의 실질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균형 발전 역시 초대 시정의 핵심 의제다. 민 시장은 동부와 서부, 광주와 전남의 모든 생활권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함께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재정 운영에서도 균형 발전 원칙을 분명히 세우겠다고 했지만, 실제 예산 배분에서는 산업 거점과 생활 기반 시설, 농어촌 지원, 도시 재생 간 조정이 불가피하다.
통합 행정이 성공하려면 지역 간 경쟁을 단순히 억누르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각 생활권이 맡을 기능을 분명히 하고, 교통과 의료, 교육, 일자리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민이 체감할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통합 초기에 특정 지역으로 사업이 쏠린다는 인식이 생기면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치적 상징을 정책 성과로 바꿔야
민 시장은 취임사에서 1980년 5월 전남광주 시민들이 꿈꿨던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 세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통합 특별시가 단순한 행정구역 변화가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민주주의의 상징성을 함께 지닌 프로젝트임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러나 상징은 정책 성과로 이어질 때 지속력을 갖는다. 통합 특별시는 앞으로 조직 통합, 공무원 인사, 예산 편성, 의회와의 관계, 기존 광주시와 전남도 정책의 승계 문제를 순차적으로 풀어야 한다. 여기에 대형 산업 프로젝트와 기본소득, 녹색도시 구상까지 병행하려면 초기 로드맵의 현실성이 중요하다.
중앙정부와의 관계도 변수다. 민 시장은 이재명 정부가 연 길 위에서 전남광주가 먼저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국토공간 대전환 구상과 지역 메가프로젝트가 통합 특별시의 산업 전략과 맞물린다면 초기 동력을 얻을 수 있지만, 중앙정부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지면 지역 주도의 정책 설계가 약해질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출범은 지방 행정 개편의 중요한 실험이다. 통합으로 넓어진 행정 단위가 실제 투자 유치와 균형 발전, 주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앞으로의 예산과 조직 운영에서 드러날 것이다. 민형배 초대 시장의 취임사는 그 방향을 제시했지만, 이제 남은 과제는 약속을 측정 가능한 성과로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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