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독일을 차례로 방문한다. 청와대는 22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순방 일정을 공개하며, 인공지능 협력과 남미 시장 개척, 경제안보 파트너십 확대가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 정상외교의 무게중심이 기술과 공급망, 글로벌사우스 협력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이번 일정에 담겼다.
첫 방문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다. 이 대통령은 24일부터 25일까지 현지에서 글로벌 AI 기업 리더와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 브로드컴의 혹탄 최고경영자 등이 면담 대상으로 거론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AI 협력 선언
샌프란시스코 일정의 초점은 AI 산업 협력이다. 정부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의 AI 투자 의지와 협력 방향을 설명하고, 투자와 공동 프로젝트 등 실질 성과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도 참석해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겠다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행사에는 국내 주요 기업인들도 함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참석해 글로벌 AI 기업들과 3대 메가 프로젝트 비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과 해외 빅테크 기업 사이의 양해각서 체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외교는 단순한 산업 홍보를 넘어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묶는 경제안보 의제로 부상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 역량, 통신 인프라를 갖췄지만, 초거대 모델과 AI 플랫폼 경쟁에서는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일정은 그 협력의 틀을 정상외교 차원에서 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남미 3개국에서 시장과 자원 외교
미국 일정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은 26일부터 29일까지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상파울루에서는 동포 오찬 간담회와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주재한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경제권이자 희토류 매장량이 큰 국가로, 첨단산업 공급망 논의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9일부터 이틀간은 칠레를 공식 방문한다. 올해 출범한 칠레 신정부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동포 만찬 간담회와 오히긴스 동상 헌화 일정을 소화한다. 칠레는 한국의 첫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이며, 구리와 리튬 매장량이 세계적으로 큰 국가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에서 한·칠레 FTA 현대화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아르헨티나 방문 일정이 이어진다. 이 대통령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산마르틴 광장 헌화와 현지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번 방문은 한국 대통령의 공식 아르헨티나 방문으로는 22년 만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가 있다. 아르헨티나는 셰일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국가로 꼽힌다.

글로벌사우스로 넓히는 외교 지평
청와대는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와의 교역·투자 확대와 시장 개척을 이번 남미 순방의 기대 효과로 제시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남미 핵심 경제 대국과의 협력이 한국 외교 지평을 글로벌사우스로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한미·한일·한중 중심 외교에 더해 신흥시장과 자원 부국과의 관계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순방 마지막 일정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동포간담회다. 이 대통령은 귀국길에 독일을 들러 현지 동포들과 만난 뒤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순방은 AI 기술 협력, 남미 자원·시장 외교, 재외동포 접촉을 결합한 다층 일정이다. 성과는 실제 투자와 협력 사업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자원·공급망 협력이 후속 협정으로 구체화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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