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GM 노사가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5월 27일 상견례 이후 17차례 교섭을 거친 결과로,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진행하던 부분 파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던 상황에서 노사가 일단 협상 테이블 안에서 접점을 찾은 셈이다.
합의안의 직접적인 내용은 임금과 일시금에 집중돼 있다. 기본급은 9만2000원 인상하고, 타결 일시금과 2025년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급 등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조합원 투표는 7월 27일과 28일 진행될 예정이다.
임금보다 더 큰 쟁점은 생산 물량
이번 교섭에서 더 민감한 대목은 신규 생산 물량이었다. 한국GM 국내 사업장의 고용 안정은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이 앞으로 어떤 차종을 얼마나 생산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현재 두 공장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생산되고 있으며, 노사는 이들 주력 차종의 후속 모델 물량 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신규 물량의 구체적인 배정은 이번 합의안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는 내년 3분기까지 관련 계획을 제시하기로 했고, 이는 조합원들이 합의안을 판단할 때 가장 주의 깊게 볼 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임금 보상은 즉시 체감되는 항목이지만, 신차 배정은 향후 수년간의 일감과 고용을 좌우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특정 공장의 생산 차종이 바뀌거나 물량이 줄어들 경우 지역 협력업체까지 영향을 받는다. 한국GM의 경우 수출 비중과 글로벌 본사의 제품 전략이 국내 공장 운영에 직접 연결돼 있어, 노조가 신규 물량을 고용 안정의 핵심 조건으로 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파업 중단 이후 남은 절차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면서 당장의 부분 파업은 멈췄다. 생산 현장의 불확실성이 낮아진 것은 회사와 협력업체 모두에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 있어 최종 타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교섭은 다시 길어질 수 있다.
아시프 카트리 GM 해외사업부문 생산총괄 부사장은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해 회사와 노동조합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올해 교섭을 마무리하고 미래 투자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 합의는 한국GM이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제품 배정 경쟁에서 어떤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임금 합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내년 3분기까지 제시될 후속 모델 계획이 실제 투자와 생산 일정으로 이어져야 노사 모두가 말하는 안정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잠정합의안의 의미는 파업 중단 자체보다 그 다음 단계에 있다.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더라도 노사는 신규 물량 협의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한국GM 국내 공장의 미래는 이번 합의문에 적힌 숫자보다, 앞으로 본사가 어떤 차종과 물량을 배정하느냐에 더 크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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