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운용을 둘러싼 의혹을 직접 언급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단이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국내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지방선거 때문에 공단이 국내 주식을 마구 사들여서 주가를 올렸다는 소문이 있더라”며 실제 매입 여부를 물었다. 김 이사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공단이 새로 대규모 매입에 나선 것이 아니라 기존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코스피 상승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액 증가와 매입은 다른 문제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공적 연기금이다. 주가가 오르면 별도 매수 없이도 보유 자산의 평가액이 늘어날 수 있다. 김 이사장의 설명은 최근 시장 상승에 따른 평가액 변화가 정치적 목적의 매입으로 오해됐다는 취지다.
김 이사장은 오히려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는 자산 배분 기준에 따라 일부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기금 수익률을 높이는 동시에 위험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의 정치 일정만으로 운용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공단의 해명은 이 같은 운용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비중이 큰 투자자라는 점 때문에 매매 방향이 늘 관심을 받는다. 주식을 보유하면 왜 팔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팔려고 하면 시장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김 이사장도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차분한 연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공적 기금 운용의 정치적 민감성
이번 문답은 국민연금 운용이 단순한 투자 실무를 넘어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기에는 주가 상승이나 하락이 정책 평가와 연결되기 쉽다. 그러나 연금기금은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목표로 하는 제도인 만큼, 운용 판단을 정치적 의도와 구분해 검증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자신도 공단이 주식을 샀는지 궁금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다소 풀었다. 김 이사장 역시 대통령과 자신이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공개 업무보고에서 이런 대화가 오간 것은 연금 운용에 대한 불신과 시장 민감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투명한 설명이 시장 불안을 줄인다
국민연금의 매매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모든 변동을 단기 정치 일정과 연결하면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예측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 공단은 투자 원칙, 자산 배분 기준, 리밸런싱 방향을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해 불필요한 의혹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실제 대규모 매입이 있었는지, 평가액 증가가 시장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인지다. 공단은 선거 목적 매입 의혹을 부인했고, 기존 보유 주식의 평가액 변화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운용 성과와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수록 정치적 해석보다 제도적 신뢰가 앞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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