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감찰받고 있는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직무정지 기간을 사실상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박 검사에게 “2026년 6월 6일부터 별도 발령 시까지”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검찰에 보냈다.
이로써 당초 다음 달(6월) 중 종료 예정이던 직무정지는 ‘별도 발령’이라는 불명확한 시점으로 이어지게 됐다. 통상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직 이상의 중징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초 2개월이던 직무정지, ‘별도 발령 시까지’로 확대
박 검사의 직무 정지는 지난달 6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법무부는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요청을 받아, 박 검사가 검찰 내부와 사건 수사 과정에서 현저히 부적절한 상태에 놓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내린 직무집행정지 처분은 원래 검사징계법상 장관이 요청에 따라 최대 2개월까지 발령할 수 있는 한도에 맞춰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번 조처로 정지 기간이 2개월 범위를 넘어 ‘별도 발령 시까지’로 연장되며 사실상 무기한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징계혐의자에게 직무집행 정지를 명할 수 있으며, 이 조항에는 정지 기간 상한이 별도로 명시돼 있지 않다. 법무부는 이러한 법적 근거를 토대로 연장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이 제기한 의혹: 자백 요구, 수사 과정 확인서 미작성, 외부 음식 제공
이번 연장은 박 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비위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대검찰청은 박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을 통해 피의자에게 자백을 부당하게 요구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했으며, 수사 과정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외부 음식물을 피의자에게 제공하는 등 절차를 위반했다는 취지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청구했다.
박 검사는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무부 및 검찰 내부 감찰과 징계 절차의 결과가 어떻게 정리될지가 향후 핵심 변수로 보인다.
법무부 “감찰 결과 후 신중히 처리”…인천지검도 별도 감찰 진행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검사 징계와 관련해 “인천지검에서도 감찰이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본 이후 신중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지검은 박 검사에 대해 별도 감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 대상에는 박 검사가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점, 그리고 직무 정지 상태에서 국민의힘이 단독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검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포함돼 있다.
또 법무부는 자체 감찰을 위한 절차도 검토 중이다. 지난 26일에는 약 1년가량 공석이었던 법무부 감찰관을 새로 임용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 징계·감찰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조직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안팎 ‘징계 수위 상향’ 관측…정직 이상은 중징계
이번 직무정지 연장과 관련해 검찰 안팎에서는 징계 수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사 징계 처분은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등 5가지로 나뉘며, 통상 정직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된다.
대검이 애초 정직 2개월 징계를 청구한 가운데, 법무부가 직무정지를 사실상 무기한으로 바꾸는 동시에 감찰을 병행하는 흐름이어서 최종 판단에서 더 무거운 처분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박 검사는 일부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감찰 및 징계위원회 절차에서 어느 쪽 주장에 무게가 실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향후 절차: 감찰 결과·징계위 일정이 관건
현재로선 “인천지검 감찰 결과를 본 이후” 법무부가 어떤 절차를 밟을지가 관건이다. 법무부는 자체 감찰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두 갈래(법무부·인천지검) 감찰이 어떻게 교차 검증되는지에 따라 징계 결론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직무정지가 장기화될 경우, 사건 수사 기록과 절차 적정성 논란, 그리고 검찰 내부의 징계 기준에 대한 해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법조계는 감찰 결과 발표 시점과 징계위원회 소집 여부, 그리고 최종 처분 수위를 핵심 관찰 지점으로 꼽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인천지방법원에 대해 ‘USB 폭탄’ 설치를 암시하는 협박 글이 온라인에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법 현장에 대한 위협이 잇따르는 가운데 수사·재판 차질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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