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코치진과 함께 입국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흔들린 대표팀을 추슬러야 하는 그는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고 국민이 다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첫 시험대는 이달 에콰도르와 우루과이를 상대하는 A매치다.
모레노 감독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많은 꿈과 책임감을 품고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부진 뒤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의 후임을 공개 채용했고, 이달 1일 스페인 출신 모레노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택했다. 그는 자신을 보좌할 코치 5명과 함께 한국 생활과 대표팀 준비를 시작했다.
계약상 모레노 감독은 9월부터 11월까지 A매치 6경기를 지휘한다. 기본 계약 기간은 11월 27일까지다. 다만 이 기간의 경기 결과와 팀 운영에 따라 내년 초 열리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까지 지휘할 수 있는 조건도 계약에 포함됐다. 짧은 임시 체제지만 성과에 따라 역할이 연장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월드컵 탈락 뒤 수습 맡은 임시 사령탑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 내용과 대표팀 운영을 둘러싼 실망도 컸다. 모레노 감독은 이 상황을 모두에게 슬픈 일로 표현하면서도 이제는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잊지 않되 다음 경기를 위한 변화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다.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몇 년 전부터 이 자리를 원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일은 누구에게나 큰 영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공개 채용 과정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준비 의지를 보인 점이 축구협회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선임 뒤에는 대표팀의 이전 경기를 매일 보며 경기 운영과 문제점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도 계속 공부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감독이 제한된 시간 안에 선수단의 특성과 축구 환경을 이해해야 하는 만큼 영상 분석과 현지 적응을 동시에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임시 감독에게 가장 큰 과제는 짧은 시간 안에 명확한 우선순위를 세우는 일이다. 새로운 전술을 전면적으로 이식하기보다 기존 선수의 장점을 살리고 수비와 공격의 기본 간격, 전환 속도, 세트피스 같은 즉시 개선 가능한 부분부터 손볼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에게 복잡하지 않은 역할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14일 첫 명단 발표
모레노 감독은 14일 오후 2시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연다. 같은 자리에서 9~10월 A매치에 나설 첫 대표팀 명단도 발표한다. 어떤 기존 주축을 유지하고 누구를 새로 발탁할지가 임시 체제의 방향을 보여주는 첫 단서가 된다.
첫 경기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전이다. 나흘 뒤인 2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남미 두 팀은 개인 기술과 압박, 빠른 공수 전환을 시험할 수 있는 상대다. 모레노 감독은 소집 후 길지 않은 훈련 기간 동안 선수 조합과 경기 계획을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10월에는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9~10월 네 경기에 이어 11월 두 경기가 추가된다. 총 6경기는 단순한 친선전 결과를 넘어 대표팀이 월드컵 탈락의 충격을 얼마나 털어내는지 평가하는 과정이 된다.

모레노 감독은 주어진 경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눈앞의 과제와 대표팀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임시 사령탑이라는 지위가 선수단 장악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명확한 평가 기간은 선수와 코치 모두에게 집중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첫 소집에서 기준과 소통 방식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조직력 회복과 신뢰 재건이 핵심
대표팀 재건의 출발점은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일이다. 모레노 감독도 입국 첫 메시지에서 이 목표를 반복했다. 감독 교체 직후에는 전술보다 선수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도록 만드는 과정이 우선이다. 주장단과의 소통, 유럽과 국내에서 뛰는 선수 사이의 역할 조정, 경쟁 원칙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수비 안정과 공격의 일관성을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월드컵 이후 팬의 신뢰가 낮아진 상황에서 친선전 승패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압박 시점과 빌드업 경로, 교체 운영에서 개선된 기준이 보이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조직력이 나아지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다.
모레노 감독의 계약 연장 가능성은 6경기의 결과와 과정에 달려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할 선택지가 있는 만큼 축구협회는 성적뿐 아니라 선수단 관리와 장기 방향도 함께 살필 전망이다. 14일 명단 발표와 취임 기자회견은 모레노 체제가 어떤 축구를 지향하고 한국 대표팀을 어떻게 다시 세울지 설명하는 첫 공식 무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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