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 부사관 총기 사망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소총과 실탄이 부대 밖으로 반출됐는데도 최소 사흘 동안 이를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병대는 중간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전 부대의 총기·탄약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해병대 발표에 따르면 숨진 A 중사는 해당 부대에서 총기와 탄약을 관리하는 병기탄약반장이었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 사이 정비하던 K1 소총 한 정과 실탄 10발을 부대 밖으로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A 중사는 개머리판 교체를 위해 소총 두 정을 무기고에서 꺼낸 뒤 한 정만 예하 부대에 지급하고 나머지 한 정을 집으로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가방을 들고 퇴근하는 모습이 폐쇄회로 영상에서 확인됐다.
일일 실셈과 출입 통제 작동하지 않아
군의 총기와 탄약은 장부상 수량과 실제 보관 수량을 매일 대조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소총 한 정과 실탄 10발이 없어진 사실이 최소 사흘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무기고와 탄약고 출입 절차에도 문제가 확인됐다. 원칙적으로 정·부 관리책임자 두 명이 동행해 서로 감시해야 하지만, 부책임자였던 A 중사는 정 책임자 없이 병사들과 시설을 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열쇠 관리도 규정과 달랐다. 무기고와 탄약고 열쇠는 부대 지휘통제실 보관함에 둬야 하지만 A 중사는 자신의 사무실 서랍에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안전 장치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A 중사는 지난 3일 경북 포항의 영외 간부 숙소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소총 한 정과 탄약 9발, 탄피 한 발이 발견됐으며 외부 침입 흔적이나 유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 부대 특별점검과 감찰 진행
해병대는 사고 직후 긴급 지휘관 회의를 열고 신상 특기자와 총기·탄약을 긴급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해병대 전 부대를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실시하며 유사한 관리 공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령부 감찰실은 9일부터 사고 부대를 포함한 해병대 1사단을 대상으로 감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총기와 탄약 열쇠를 함께 관리하던 부서장과 지휘관의 감독 책임, 점검 기록의 적정성이 주요 확인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해병대는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법과 규정에 맞게 처리하고 관리 인원의 신상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의 신상 관리만으로 문제를 좁히면 반복된 절차 위반과 감독 체계의 결함을 놓칠 수 있다.
개인 일탈 넘어 관리 체계 점검해야
이번 중간조사에서 드러난 핵심은 한 사람이 총기와 탄약에 접근하고 반출할 수 있었으며, 이후의 수량 점검도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중 확인과 열쇠 분리, 일일 실셈은 단일 실수를 막기 위해 설계된 절차다.
실효적인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장부와 실물의 대조 기록, 폐쇄회로 영상 점검, 열쇠 인수인계, 관리책임자 교차 확인이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규정 교육뿐 아니라 불시 감사와 책임 분담도 필요하다.
사망 경위와 총기 반출 동기 등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은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개인적 배경을 추측하기보다 공개된 관리 부실과 제도 개선 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병대의 최종 조사와 감찰 결과에는 사고 경위뿐 아니라 각 단계의 보고·감독 실패, 관련자 조치, 구체적인 개선책이 포함돼야 한다. 군 총기 안전에 대한 신뢰 회복은 문제를 투명하게 밝히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통제를 마련하는 데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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