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 투자자 2641억원 ISDS 최종 승소…배상책임 0원 확정

2026년 9월 13일 일요일, '사회' 카테고리에 게시된 뉴스입니다. 제목 : 정부, 중국 투자자 2641억원 ISDS 최종 승소…배상책임 0원 확정...

중국인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2641억원 규모의 국제투자분쟁에서 정부의 배상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최종 확정됐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취소위원회가 원 중재판정을 뒤집어 달라는 투자자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다. 정부는 거액의 배상 부담에서 벗어났고 취소절차에 들어간 소송비용과 이자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법무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즉 ICSID 취소위원회가 한국시간 12일 오전 5시 25분쯤 청구인 펑전 씨의 취소신청을 전부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취소위원회는 펑 씨에게 한국 정부가 취소절차에서 지출한 약 15억1283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분쟁의 출발점은 중국 베이징의 화푸빌딩 매입·개발사업이었다. 펑 씨는 2007년 10월 국내에 파이코리아를 설립하고 우리은행이 주선하고 지급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로 380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회사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자 채권을 인수한 우리은행은 담보로 잡고 있던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민사·형사절차 거쳐 국제중재로

펑 씨는 주식 매각에 반발해 국내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2017년 7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출 과정에서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금품이나 이익을 약속하거나 제공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수사와 형사재판을 받았고, 같은 해 3월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그는 은행의 담보주식 매각과 한국의 민사·형사 사법절차가 한·중 투자협정을 위반했다며 2020년 8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했다. 최초 청구액은 약 2조원이었지만 절차가 진행되면서 최종 청구액은 약 2641억원으로 줄었다. 핵심은 그의 회사 설립과 주식 취득이 투자협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는 적법한 투자였는지였다.

한국 정부 국제중재 승소 판정
기사의 핵심 내용을 시각화한 AI 이미지입니다. 국제투자분쟁 취소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준 판정을 표현했습니다.

원 중재판정부는 2024년 5월 회사 설립과 주식 취득이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해 대출을 얻으려는 불법적 계획의 일부였다고 판단했다. 이런 투자는 협정상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사건을 심리할 관할권이 없다고 봤다. 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펑 씨에게 정부 소송비 약 49억1260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펑 씨는 같은 해 9월 판정부가 투자협정과 국내법을 잘못 해석했고 충분한 변론 기회를 주지 않았으며 판정 이유에도 누락과 모순이 있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신청했다. 취소위원회는 원 판정부의 협정 해석이 합리적이고 청구인에게 충분한 변론 기회가 보장됐으며 판단 이유도 명확하다고 봤다.

항소와 다른 제한적 취소절차

ICSID의 판정 취소는 일반 법원의 항소와 성격이 다르다. 사실관계와 법률 판단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하는 절차가 아니며, 판정부가 권한을 명백하게 벗어났거나 중대한 절차 위반이 있었는지 등 제한된 사유만 따진다. 이번 결정은 청구인이 제기한 문제가 원 판정을 취소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무부는 이번 결과가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ISDS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협정은 외국인 투자자를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국가 조치로부터 보호하지만, 위법하게 조성된 투자까지 보호하는 장치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투자 성립 단계의 적법성이 국제중재의 관할권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준 셈이다.

재정적 의미도 작지 않다. 정부는 최종 청구액 2641억원을 지급하지 않게 됐고, 원 판정에서 인정된 소송비에 이어 취소절차 비용 15억원가량도 청구인에게 회수할 근거를 확보했다. 다만 비용 지급 의무가 판정됐다는 사실과 실제 국고 회수가 끝났다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법무부는 비용 환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투자중재와 위법 투자 보호 원칙
기사의 배경과 파장을 설명하는 AI 이미지입니다. 위법한 투자는 투자협정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중재 원칙을 나타냅니다.

법무부는 청구인 측과 협의해 취소결정문을 최대한 공개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국제중재 사건은 당사자와 절차의 특성상 공개 범위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결정문이 공개되면 취소위원회가 적법성과 변론권 보장 문제를 어떤 논리로 판단했는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대형 ISDS 결과와의 연결

정부는 최근 론스타와 엘리엇 관련 국제투자분쟁의 취소절차에서도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 지난해 11월 론스타 사건에서는 정부 배상책임을 인정한 부분이 취소돼 당시 기준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4000억원의 의무가 사라졌다. 올해 2월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엘리엇 사건에서도 영국 법원이 기존 판정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약 1600억원의 의무가 잠정 소멸했다.

이번 사건까지 더하면 최근 정부가 국제투자분쟁에서 피하거나 잠정적으로 덜게 된 배상 의무는 상당한 규모다. 다만 각 사건은 적용 협정과 사실관계, 취소 사유가 서로 다르므로 승소 결과를 하나의 법리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특히 엘리엇 사건은 기사 기준 배상 의무가 ‘잠정적으로’ 소멸한 상태라는 점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향후 관심은 소송비의 실제 환수와 취소결정문의 공개 범위에 모인다. 공개된 결정문을 통해 위법 투자 판단의 기준이 구체화되면, 정부의 향후 ISDS 대응과 해외 투자자들의 위험 점검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사건별 기록과 법리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투명하게 설명하는 작업 역시 국제분쟁 비용을 줄이는 데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알짜킹AI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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