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SNS 규제가 가입 연령 제한을 넘어 플랫폼의 추천 방식과 화면 설계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만 14세 미만 가입 제한, 연령 확인 의무화,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 기능 제한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26일 방미통위에 따르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플랫폼의 청소년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청소년 온라인 보호 논의가 주로 유해 콘텐츠 차단이나 이용 시간 관리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서비스가 이용자를 오래 머물게 만드는 구조 자체가 규제 대상으로 올라섰다.
추천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이 규제 대상에
정부가 검토하는 핵심은 청소년 계정에서 맞춤형 추천 기능을 기본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용 기록과 관심사를 분석해 유사 콘텐츠를 연속 노출하는 구조가 과몰입과 유해 콘텐츠 노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동 재생, 야간 알림, 무한 스크롤 같은 장시간 이용 유도 기능도 제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청소년 이용을 일괄 차단하는 방식은 아니다. 만 14세 미만도 부모 동의가 있으면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일부 추천 기능도 보호자의 선택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절충안이 논의되고 있다. 청소년 보호와 부모의 교육권, 이용자 선택권을 함께 고려하려는 접근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호주는 일정 연령 미만의 SNS 계정 보유를 제한하고 플랫폼의 연령 확인 책임을 강화했다. 영국은 온라인안전법을 토대로 아동 보호 조치를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디지털서비스법을 통해 미성년자 대상 맞춤형 광고와 위험한 추천 시스템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실효성은 연령 확인과 개인정보 보호에 달려
정책의 가장 큰 과제는 실제 나이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다. 휴대전화 본인 인증이나 주민등록 기반 확인은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개인정보 수집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얼굴 인식 등 AI 인증 방식 역시 정확성, 차별 가능성, 민감정보 처리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해외 플랫폼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일도 관건이다. 국내 사업자에게만 강한 의무를 부과하면 규제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청소년이 해외 서비스나 우회 계정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규제 설계는 기술적 실효성과 국제 기준을 함께 따져야 한다.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을 둘러싼 논쟁도 예상된다. 추천 알고리즘은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이자 이용자가 정보를 발견하는 주요 통로다. 정부 개입이 지나치면 혁신을 위축시키거나 청소년의 합법적 정보 접근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청소년 보호를 플랫폼 자율에만 맡기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추천 시스템이 이용자 반응을 학습해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밀어주는 구조라면,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기본값 조정은 공적 규율의 영역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논의는 청소년 온라인 보호 정책의 방향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입을 막는 단순한 방식보다 서비스 설계를 개선하고, 보호자 관리 권한을 강화하며, 플랫폼의 설명 책임을 높이는 균형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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