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세운 터널 굴착 스타트업 보링컴퍼니가 200억 달러, 우리 돈 약 29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전제로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크크런치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인용해 보링컴퍼니가 40억 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직 거래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최종 조건은 협상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논의가 실제 투자로 이어질 경우 보링컴퍼니의 몸값은 2022년 평가액 57억 달러에서 큰 폭으로 뛰게 된다. 시장이 전기차, 우주, 인공지능처럼 빠르게 확장된 분야뿐 아니라 도시 교통 인프라를 바꿀 수 있는 하드웨어형 스타트업에도 다시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라스베이거스 루프가 만든 실증 효과
보링컴퍼니의 핵심 사업은 도심 지하에 터널을 뚫고 전기차를 활용해 승객을 이동시키는 교통망을 만드는 것이다. 회사는 이미 미국 라스베이거스 지하에 터널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이 구간에서 테슬라 차량이 승객을 여러 정류장으로 실어 나르는 형태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모델은 기존 지하철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를 내세운다. 복잡한 도시 지상 교통을 피하면서도, 대규모 철도 시스템보다 작은 단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수송 능력과 운영 효율이 전통적인 대중교통을 대체할 만큼 충분한지는 여전히 검증 대상이다.

나스빌·두바이 확장 구상
보링컴퍼니는 라스베이거스 외에도 미국 나스빌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터널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과거 볼티모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도시별 인허가, 지반 조건, 재정 구조가 모두 달라 실제 착공과 상업 운행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신규 투자 논의는 보링컴퍼니가 단순한 실험 단계에서 벗어나 더 큰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으려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도시 교통난 해결, 공항·전시장·도심 거점 연결, 관광지 이동 편의 개선 같은 수요가 맞물리면 지하 교통망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안전과 환경 규제가 변수
높아진 평가액과 별개로 보링컴퍼니를 둘러싼 우려도 작지 않다. 테크크런치는 터널 작업자들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고, 네바다 규제 당국이 지난해 회사의 환경 규정 위반 사례를 다수 지적했다고 전했다. 지하 굴착 사업은 작업자 안전, 지하수와 토양 관리, 폐기물 처리, 주변 시설 영향 등에서 규제 부담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술적 가능성만큼이나 규제 리스크와 프로젝트 실행력이 중요해졌다. 터널을 더 빠르고 싸게 뚫는다는 약속이 실제 도시 행정 절차와 안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수익화 시점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운영 안전성과 규제 대응 능력을 입증한다면 보링컴퍼니는 머스크 계열 기업 가운데 또 하나의 대형 인프라 플랫폼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보링컴퍼니는 2018년 스페이스X에서 분사한 회사다. 머스크가 전기차와 우주 발사체에 이어 도시 지하 교통이라는 물리적 인프라 시장에서도 대규모 자본을 끌어올 수 있을지가 이번 협상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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