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스X가 공개시장에 등장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환호에서 검증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이 회사는 지난 6월 12일 일반 투자자가 매수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라는 기록을 세웠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였지만 첫 거래일 장중 176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한때 225달러를 찍으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상장 초반의 급등세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BBC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첫 거래 한 달 말 무렵 145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이는 첫날 고점보다 낮고, 현재까지의 최고가와 비교하면 약 35% 내려온 수준이다. 초반 며칠 사이 높은 가격에 들어간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이미 손실 구간이 열린 셈이다.
AI 기업으로 읽힌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둘러싼 초기 열기는 전통적인 우주 발사체 기업에 대한 평가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 회사를 인공지능 성장주처럼 받아들였다는 점을 주목한다. 스페이스X는 올해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했고, 데이터센터 용량 임대 사업에도 손을 댔다. 챗봇 그록으로 알려진 AI 사업이 우주와 통신 인프라 사업에 더해지며 투자 서사를 키웠다.
하지만 회사의 현재 매출 기반은 여전히 로켓 제작과 발사, 위성 통신망 스타링크에 놓여 있다. 투자자들이 AI 기대감만으로 주가를 밀어 올렸다면, 이후에는 실제 돈을 버는 사업이 어느 정도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스타링크가 미국 멤피스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지역 우려 속에 가격 인하를 밝힌 날 주가가 8% 하락한 점은 시장이 본업과 AI 서사를 함께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주 전반이 흔들린 최근 장세도 부담이 됐다. 스페이스X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된 7월 7일에도 지수 하락률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FTSE 러셀 지수 편입 때 잠시 주가가 힘을 받았지만, 상장 직후의 과열을 되돌리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초반 흐름이 온라인 열기로 가격이 뛰는 밈 주식과 닮았다고 평가했다.
첫 실적 발표가 분기점
그렇다고 시장의 기대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페이스X IPO 주관사 중 하나였던 모건스탠리는 최근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최고 거래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 역시 스페이스X가 2030년 연간 매출 1조 달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하며 장기 성장 전망을 강조해 왔다.
문제는 그 목표와 현재 실적 사이의 거리다. 공개를 위해 제출된 재무 자료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해 180억 달러의 매출을 냈고 아직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1조 달러 매출 전망은 현재 매출의 50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투자자들이 앞으로 확인하려는 것은 우주 발사, 스타링크, 데이터센터, AI 사업이 실제로 어떤 속도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느냐다.
다가오는 첫 공개 실적 발표는 그래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회사는 아직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8월 초를 예상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임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팔 수 없도록 묶어 둔 보호예수 기간 종료와도 맞물릴 수 있다. 시장에 새 매물이 나오는 동시에 사업 전망이 더 구체적으로 공개되면 주가 변동성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높아진 주가를 활용해 AI 코딩 도구 스타트업 커서를 6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거래로 인수했다. 주가 상승분을 전략적 인수 재원처럼 활용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계속 설득력을 얻으려면 시장은 결국 실적과 성장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상장 첫 달의 결론은 분명하다. 스페이스X는 가장 뜨거운 성장 서사 중 하나지만, 이제는 그 서사를 숫자로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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