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 세종보 재가동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 쟁점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세종보 인근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환경단체 활동가에게 하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벌금형을 구형했다. 환경단체 측은 사실관계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농성의 목적과 성격을 고려하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20일 대전지법 형사9단독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보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 상황실장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2024년 4월 29일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세종시 허가 없이 금강 변 하천 구역에 천막을 설치해 토지를 점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무단 점유, 활동가는 정당행위 주장
검찰의 판단은 하천 구역 안에서 허가 없이 시설물을 설치하고 점유했다는 점에 맞춰져 있다. 하천은 공공 안전과 수리 관리가 중요한 공간인 만큼,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유는 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세종시장의 원상복구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함께 제기됐다.
반면 변호인 측은 사건을 단순한 무단 점유로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지만, 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는 의견 표현과 환경 보호 활동의 성격이 강하므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따른 정당행위로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다. 또한 원상복구 명령의 수신 주체와 피고인 개인의 책임 범위도 다툼의 대상이 됐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정부의 물 정책 변화를 막기 위해 세종보 재가동 예정 시점에 맞춰 농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수문이 닫히면 물에 잠길 수 있는 위치에 천막을 설치해 재가동을 막았다고 설명하며, 개인적 이익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세종보 갈등의 오래된 배경
세종보 문제는 단일 시설물의 운영 여부를 넘어 4대강 사업 이후 하천 관리 방향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연결돼 있다. 보 해체와 재자연화를 요구하는 단체들은 수질, 생태계, 하천 흐름 회복을 강조해 왔다. 반대로 보 운영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물 이용, 경관, 지역 관리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번 재판은 그런 정책 갈등이 형사 책임의 문제로 좁혀진 사례다. 법원은 농성의 목적이 공익적이었다는 주장과 하천 구역 관리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요구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 공공장소에서의 집회와 표현이 어느 범위까지 보호될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환경운동의 현장에서는 행정 명령과 시민 불복종이 충돌하는 일이 적지 않다. 활동가들은 정책 결정이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되돌릴 수 없는 영향을 준다고 보고 직접 행동에 나선다. 행정기관은 안전과 질서, 시설 관리 책임을 이유로 제재를 선택한다. 이번 사건도 그 경계선 위에 놓여 있다.
다음 판단은 8월 선고공판
선고공판은 다음 달 27일 열릴 예정이다. 법원이 검찰 구형을 받아들일지, 정당행위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할지가 핵심이다. 벌금형 여부 자체도 중요하지만, 판결 이유는 향후 환경단체의 현장 농성과 지자체 대응 방식에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세종보 재가동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하천 관리 정책은 과학적 평가와 행정 판단, 지역 여론, 환경권 논의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이다. 법원 판단이 내려지더라도 보 운영과 하천 재자연화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판의 의미는 한 활동가의 벌금 여부를 넘어선다. 공공 시설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 행동을 법이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디서부터 제한할 것인지, 그리고 환경정책 갈등을 형사 절차로 다루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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