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흘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침수와 토사 유출 피해가 집계된 가운데, 중부지방에는 다시 강한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21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20∼80㎜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누적 강수량이 큰 지역이 많은 만큼 추가 강수는 도로, 하천변, 산지 주변의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17일 0시부터 20일 오후 5시까지 경북 영주에는 209.9㎜, 경기 파주에는 205.5㎜, 동두천에는 204.0㎜의 비가 내렸다. 연천, 포천, 서울 강서, 경기 고양 등도 170㎜를 넘는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일부 지역은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되면서 배수 처리 능력을 넘어서는 상황을 겪었다.
침수와 토사 유출 피해 1천 건 넘어
이번 호우로 주택과 도로 등 침수 피해는 254건, 토사와 낙석 유출 등은 75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남권 초대형 산불 피해지역에 있던 임시 조립주택 20동도 피해를 봤다. 농작물 침수는 42.6㏊, 농경지 유실·매몰은 7.4㏊로 파악됐으며 고추, 사과, 논콩, 깨, 오이 등이 주요 피해 작물로 언급됐다.
인명피해로 이어진 구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6개 시도 21개 시군에서 377세대 564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들에게는 임시 거주시설과 구호 세트가 제공됐고,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통한 심리 회복 지원도 예정돼 있다. 피해 규모가 계속 바뀔 수 있는 시점인 만큼 지자체의 현장 점검과 주민 안내가 중요해졌다.

교통과 야외 활동 통제도 이어지고 있다. 국도 31호선과 지방도 88호선 등 도로 13곳이 통제됐고, 4개 국립공원 56개 구간의 출입도 제한됐다. 하천변 산책로와 둔치주차장 등 192곳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비가 잠시 잦아든 지역이라도 하천 수위 상승, 지반 약화, 낙석 위험은 뒤늦게 나타날 수 있다.
21일 중부지방 집중호우 가능성
2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와 서해5도 30∼100㎜, 많은 곳은 인천과 경기 북부 150㎜ 이상이다. 강원 내륙·산지도 30∼100㎜, 많은 곳은 강원 북부 내륙 150㎜ 이상이 예보됐다. 충청권은 대전·세종·충남과 충북에 30∼80㎜가 예상되며, 충남 북부 서해안은 100㎜ 이상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우 특보가 추가로 발표될 수 있고, 이미 호우 예비특보가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남 일부 지역에 내려진 상태다. 새벽과 오전 시간대 강수는 출근길과 통학길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비와 함께 무더위도 계속된다는 점이다. 일부 충청권과 남부지방, 제주도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돼 있고,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는 31도를 넘을 전망이다. 폭염특보 지역은 체감온도가 33도 안팎, 전남권과 경상권, 제주도는 35도 안팎까지 오를 수 있어 온열질환 예방이 필요하다.
대피 기준은 보수적으로 잡아야
집중호우 때는 지하차도, 하천변 산책로, 둔치주차장, 산사태 우려 지역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침수된 도로는 깊이를 판단하기 어렵고 맨홀 이탈이나 지반 붕괴 위험이 있어 차량과 보행자 모두 접근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이미 대피 안내가 나온 지역에서는 비가 약해 보여도 복귀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행정당국은 지난 18일 풍수해 재난 위기경보를 ‘경계’로 올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 근무에 들어갔다. 22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예보가 나온 만큼, 피해 집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추가 피해를 막는 일이다. 주민들은 재난 문자와 기상 특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배수로 주변 정비나 위험 지역 접근 자제 같은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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