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식 국회의장이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2027년 국민주권 개헌안을 마련하고 22대 국회에서 10차 개헌을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헌법 개정 논의가 정치권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가운데, 국회의장이 공식 경축사를 통해 일정과 의제를 제시하면서 향후 국회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SBS 보도에 따르면 조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사에서 국민주권 개헌안을 2027년에 마련하자고 밝혔다. 그는 22대 국회 안에서 개헌 논의를 마무리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내놓으며,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발족해 로드맵과 의제를 정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주권 개헌안, 2027년 목표 제시
조 의장이 언급한 국민주권 개헌안은 헌법의 기본 원리와 권력 구조, 민주주의 제도 보완을 폭넓게 다루는 논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개헌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만큼, 특정 정파의 의지만으로 추진되기 어렵다. 일정 제시는 논의의 출발점이지만 실제 합의까지는 여야 협상과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도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제시했다. 5.18 정신을 헌법에 명시하는 문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권에서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문안과 합의 절차를 두고 진전이 제한적이었다. 제헌절 메시지에 이 의제가 포함된 것은 민주주의 역사와 헌법 가치의 연결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계엄선포권 제한도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계엄은 국가 비상 상황에서 발동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지만, 그만큼 민주적 통제 장치가 충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 의장의 발언은 권력 행사의 예외적 수단을 헌법 차원에서 더 엄격하게 관리하자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권력구조와 선거관리 개혁도 의제
조 의장은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관리 개혁 역시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권력구조 개편은 대통령제의 권한 집중을 완화할지, 국회와 정부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지 등 정치 체제 전반과 맞닿아 있다. 선거관리 개혁은 대표성과 공정성, 선거 제도 운영의 신뢰 문제를 함께 다룰 수밖에 없다.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가 발족되면 우선 논의 의제와 절차, 국민 의견 수렴 방식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개헌 논의는 문안 작성 이전에 어떤 문제를 헌법으로 해결할 것인지부터 합의해야 한다. 정치권이 각자 선호하는 권력구조와 선거 제도를 앞세울 경우 논의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조 의장은 남북국회회담 개최도 공식 제안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국회 차원의 대화 제안은 즉각적인 성사 가능성보다 정치적 메시지의 성격이 크다. 다만 제헌절 경축사에서 남북 국회 간 대화를 언급한 것은 헌정 질서와 평화 의제를 함께 다루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 지정 언급
조 의장은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구체적인 지정 방식과 후속 입법 여부는 향후 논의가 필요하지만, 국민주권 원리를 헌정 기념일의 형태로 부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헌 논의는 국민적 관심이 높지만 실제 절차는 복잡하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크게 얽힌다. 이번 제안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회 내 공식 기구의 활동, 여야 간 의제 조정, 시민사회와 전문가 의견 수렴이 이어져야 한다. 22대 국회가 헌법 개정이라는 장기 과제를 실제 일정표 위에 올릴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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