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ENM과 구글이 AI 기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제작한 장편 영화 ‘아파트’가 공개를 앞두고 관심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작품은 실제 인물이 촬영된 장면에 AI로 만든 배경·조명·일부 요소를 결합해, 짧은 제작 기간과 비용 효율을 노린 시도로 평가된다. 영화는 다음 달 1일 OTT 플랫폼 티빙에서 공개된다.
실사 배우에 ‘AI 배경·조명·크리처’ 결합
연합뉴스가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상영회 현장을 전한 바에 따르면, ‘아파트’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유미가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겪는 기묘하고 섬뜩한 사건을 다룬 한국형 오컬트 스릴러다. 특히 상영회에서 공개된 장면들에서는 인물의 표정과 목소리가 실사 영화처럼 자연스럽게 구현돼, 배우가 존재하는 현실감이 강점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제작진이 강조한 차별점은 인물뿐 아니라 배경과 조명, 나아가 기괴한 생물(크리처)까지 AI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실제 거주 공간처럼 보이는 아파트 공간과, 여기에 덧씌워진 크리처의 조합이 공포 강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서 제작진은 기존 방식이라면 샷·콘텐츠 제작에 드는 비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AI 파이프라인이 제작비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억원 제작…“장면 간 비용 차가 거의 없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CJ ENM AI 스튜디오 팀 정창익 팀장은 일반적인 프로세스라면 최소 5배 이상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 활용이 캐릭터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장면처럼 비교적 단순한 촬영과, 괴수를 물리치는 장면 같은 고난도 장면 사이의 제작비 차이를 거의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영화 제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촬영 후처리(VFX)·배경 생성 비용을 어떻게 효율화할지에 대한 업계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제작진은 “며칠 동안 풀리지 않던 샷들이 기술 발전을 통해 하루 만에 해결됐다”는 식으로, 작업 속도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기 현장도 달라졌다…“실시간으로 배경 확인”
AI가 제작자에게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현장 연기에도 영향을 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파트’에서 경비원 역할을 맡은 김신용 배우는 기존 크로마키 촬영과 달리 AI로 구현된 배경을 실시간으로 보며 연기할 수 있어 몰입감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검은 물이 튀는 장면 같은 효과 역시 직접 확인하며 연기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목은 하이브리드 영화 제작이 “배경을 나중에 바꿔 끼우는” 후반 작업 중심에서, 연기와 촬영 단계의 의사결정 속도를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계도 남아…“AI 매끈함”과 어색한 삽입물
다만 영화가 완전히 매끈하게 끝까지 실사를 압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등장했다. 연합뉴스는 일부 구간에서 AI 생성 이미지의 특유의 ‘매끈함’이 애니메이션 배경을 연상시키거나, 몰입을 방해하는 듯한 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예컨대 인물이 음식을 먹는 장면에서는 시중 제품이 아닌 AI가 제작한 물체가 삽입되면서 어색함이 느껴질 수 있다는 관찰이 제시됐다. 또 전체적으로는 영상미 완성도보다 “AI 하이브리드 영화”라는 실험 자체에 방점이 찍혀 있어, 시청자가 영화에 깊이 빠져들기보다는 AI 제작 결과물을 관람하는 경험에 가깝게 느낄 가능성도 언급됐다.
“거스를 수 없는 미래” vs. 품질 격차의 과제
그럼에도 제작진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CJ ENM 담당자는 AI를 “거스를 수 없는 미래”로 표현하며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전반에 AI 프로세스를 도입해 사업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파트’를 시작으로 AI 제작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도 전해졌다.
앞으로 업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비용·속도 혁신이 실제 상업적 품질로 연결되는가. 둘째, 현재 관측된 어색함(예: 특정 소품·동작의 이질감)이 차세대 이미지 생성 모델의 발전과 제작 파이프라인 개선으로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는가다.
무엇을 봐야 하나…OTT 공개 이후 평가의 기준
영화 ‘아파트’는 티빙에서 내달 1일 공개된다. 관전 포인트는 극장 상영 당시 “현실감”으로 강조된 배우 연기와 공간 구현이 OTT 환경에서도 동일한 몰입도를 유지하는지, 그리고 공포 연출의 핵심 장면에서 AI 요소가 낳는 품질 편차가 어느 정도까지 보정되는지다.
또한 제작비 절감 효과를 주장한 만큼, 향후 CJ ENM이 어떤 범위(장면 유형·분량·장르)에서 하이브리드 AI 제작을 확장하는지도 중요하다. 제작 파이프라인이 자리잡으면, 영화·드라마 제작업계에서 비용 구조와 제작 일정이 다시 짜일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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