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가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상원은 21일 현지시간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 통과까지 마무리되면 프랑스는 호주에 이어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국가 차원에서 직접 제한하는 대표 사례가 된다.
법안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1일부터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5세 미만 청소년은 새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 수 없고, 플랫폼 사업자는 이미 만들어진 계정을 정리하기 위해 4개월의 유예기간을 받는다.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서비스 가입과 계정 유지 자체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기존 보호 설정보다 강도가 높다.
연령 확인이 핵심 쟁점
프랑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디지털 성년’ 도입으로 설명하고 있다. 안 르 에낭프 인공지능 담당 장관은 상원 논의에서 프랑스가 유럽 최초로 이 기준을 제도화하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프랑스 개인정보 보호 감독기구가 승인한 연령 확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연령 확인은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장치다. 청소년 이용 제한을 선언하더라도 실제 가입자가 몇 살인지 확인하지 못하면 규제는 쉽게 무력화된다. 반대로 확인 절차가 과도하면 이용자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청소년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이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전면적인 이용 금지에는 반대해 왔다. 이미 연령 제한, 보호자 관리, 유해 콘텐츠 차단 등 다양한 미성년자 보호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다만 각국 정부가 법을 제정하면 이를 준수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놓고 있어, 실제 쟁점은 금지 여부뿐 아니라 기술적 이행 방식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유럽 규제 흐름과 맞물린 프랑스 법안
이번 법안은 프랑스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청소년 보호를 위한 소셜미디어 규제 강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프랑스 법안이 기존 EU 규정과 충돌하지 않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프랑스의 제도가 승인되고 실제 시행되면 다른 유럽 국가들의 입법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청소년들이 규제 공백 속에서 집중력을 빼앗겼다고 언급하며 강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의 문제의식은 소셜미디어가 단순한 여가 서비스가 아니라 청소년의 학습, 정신건강, 시민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이 됐다는 데 있다.

그러나 금지 중심 정책이 충분한 해법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남는다. 청소년은 우회 가입을 시도할 수 있고, 플랫폼은 국가별 기준에 맞춰 복잡한 인증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 부모와 학교의 디지털 교육,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유해 콘텐츠 대응 같은 보완책 없이 연령 제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의 이번 선택은 세계 각국이 청소년 온라인 안전을 어떻게 다룰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법안이 실제 시행되면 플랫폼 기업의 책임 범위, 연령 확인 기술, 청소년의 디지털 권리 사이에서 새로운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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