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면 과세 기반이 넓어지고 국내 투자와 고용에 긍정적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주장이 국회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세법개정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상속세 개편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1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 자유기업원, 한국경영인학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정책 세미나에서 자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 50%를 30%로 낮출 경우 과세 기반이 473조원에서 675조원으로 약 202조원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대주주 할증까지 반영하면 현재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도 논의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핵심 논리는 자본 이동과 투자 확대
발표에서 제시된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억제, 해외에 있는 한국계 자산의 국내 복귀, 신규 해외자본 유입이다. 유 교수는 세율 인하가 조세 저항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더 넓은 과세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자본 해외 유출 억제 효과가 약 100조원, 해외 한국계 자산의 국내 복귀 효과가 약 48조원, 신규 해외자본 유입 효과가 약 54조원으로 제시됐다. 세율을 낮추더라도 자본이 국내에 머물거나 들어오면 전체 세원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유 교수는 경제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 상속세율로 22%를 제시했다. 이 세율이 30년간 누적 적용될 경우 국내총생산 증가와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추정도 함께 내놨다.
정치권은 세제개편 방향 놓고 대립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의 상속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 승계와 국내 자본 유지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속세 개편론은 기업 승계, 자본 유출, 세수 안정성이라는 세 가지 쟁점을 동시에 안고 있다. 인하론자는 높은 세율이 기업 지배구조와 투자 결정을 왜곡한다고 본다. 반면 신중론자는 세율 인하가 고액 자산가 감세로 비칠 수 있고 단기 세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세미나는 여당의 향후 세법개정안 논의를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도 담고 있다. 세율 조정이 실제로 과세 기반 확대를 가져올지, 아니면 세수 감소와 형평성 논란을 키울지는 정책 설계와 검증 방식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밖에 없다.
검증 과제도 남아
상속세율 인하 효과를 판단하려면 자본 이동 추정치, 기업 승계 사례, 고용 효과 산정 방식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해외 자본 유입과 국내 투자 확대가 세율 인하만으로 얼마나 발생할지도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상속세 부담 완화가 기업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경우와 단순 자산 이전에 그치는 경우를 구분하는 장치도 논의돼야 한다. 공제 확대, 가업승계 요건, 투자·고용 연계 조건 등 세부 설계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상속세 개편은 단순히 세율 숫자를 낮추는 문제를 넘어 조세 형평, 기업 경쟁력, 장기 세수 기반을 함께 다루는 사안이다. 정치권이 이번 분석을 계기로 논의를 이어가더라도, 실제 입법 단계에서는 효과 추정의 근거와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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