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 방안을 놓고 진행해 온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중동의 대표적 전략 수로인 이 해협을 둘러싸고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실제 합의가 선박 통항 안정과 역내 갈등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항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방안은 기존의 북측 또는 남측 항로를 그대로 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양국의 주권과 이란의 국익·안보를 함께 고려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항로 논의의 핵심은 안전과 관리 권한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상 통로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등을 실은 선박이 오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이곳의 통항 여건 변화는 인근 국가뿐 아니라 에너지와 해운 시장 전반의 관심사가 된다. 항로를 어떻게 설정하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안전을 관리할지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외교·안보 사안으로 연결된다.
이란 측은 해협의 미래 관리가 오만과의 협의, 그리고 역내 국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에 포함된 조항도 근거로 들었다. 이는 해협 문제에서 자국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가이 대변인은 과거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발언만으로 최종 합의의 내용이나 시행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항로의 구체적 위치, 선박 안내 체계, 긴급 상황 대응, 관련국 간 정보 공유 방식 등은 실제 운영 단계에서 조율이 필요한 과제로 남는다.
통항 정상화 기대와 남은 불확실성
이란은 협정 이행이 시작된 뒤 약 3주 동안 북측 항로가 안전하게 유지됐고 선박도 정상적으로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해상 교통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기 전 최근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며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이런 상반된 주장은 협상 환경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만은 지리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출구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역 현안에서 중재와 대화의 공간을 마련해 온 국가로 평가받는다. 이란과 오만의 협의가 진전을 보인다면 항행 안전에 관한 실무적 조치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협의가 지연되거나 주변 갈등이 다시 커질 경우 선사와 화주가 우회·지연·보험 비용 증가 등의 부담을 계속 안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발표는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가 각료회의 전 보고에서 협상이 마무리 국면이라고 밝힌 것과도 같은 흐름이다. 이란 정부 안에서 협의 진전을 대외적으로 알리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당사국 발표만으로는 합의의 법적 성격과 이행 장치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합의 이후에도 필요한 신뢰 구축
해협 관리 협의가 실제 결론에 닿더라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예측 가능성이다. 선박 운항자는 항로의 안정성, 통항 규칙의 지속성, 돌발 상황에서의 연락 체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관련국 역시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민간 선박의 안전을 우선한다는 신호를 꾸준히 내야 한다.
이번 협의는 해협을 둘러싼 갈등을 단번에 해소하는 해법이라기보다, 관리 체계를 다시 세우기 위한 출발점에 가깝다. 이란과 오만이 구체적인 합의안을 공개하고 주변국과의 소통을 넓힐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이 해상 교통의 실질적 정상화로 이어질지가 다음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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