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제조사 펜더의 에드워드 ‘버드’ 콜 최고경영자가 음악에서의 인공지능을 설명하며 밴드 동료와 커버곡 연주를 ‘아날로그 AI’에 비유한 발언이 음악 팬과 창작자 사이에서 논쟁을 낳고 있다. 발언은 텔레캐스터 75주년을 계기로 한 인터뷰에서 나왔으며, 최근 기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됐다.
콜 CEO는 사람이 좋아하는 곡을 듣고 연주법을 익힌 뒤 자신만의 곡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리고 드러머·베이시스트가 아이디어를 보태 한 곡을 완성하는 과정을 AI의 역할과 연결했다. 그의 취지는 기술이 초보 연주자의 작곡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른 음악가와의 연결과 생산성을 돕는다는 데 있다.
‘영향을 받는 일’과 ‘학습 데이터’는 같은가
그러나 비판의 핵심은 인간의 배움과 생성형 모델의 학습을 단순히 같은 구조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연주자는 제한된 작품과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기량을 쌓고, 연주 과정에서 취향·신체 조건·즉흥성·실수가 결합한다. 반면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 집합에서 통계적 패턴을 추출해 결과물을 내놓는다.

이 차이는 규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이 특정 곡을 연습하는 일은 원작을 해석하고 자신의 기술로 재현하는 과정이다. 창작으로 넘어갈 때도 어떤 화성, 리듬, 가사를 선택할지는 개인의 경험과 판단에 좌우된다. AI가 프롬프트에 따라 결과를 제시하는 방식과 인간의 음악적 의사결정을 곧바로 등치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음악 AI의 훈련 데이터와 저작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생성형 음악 서비스가 어떤 음원을 어느 범위까지 학습에 썼는지, 권리자에게 어떤 보상이 돌아가야 하는지를 두고 소송과 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의 편의성을 말하는 것만으로는 창작자 동의와 보상이라는 질문을 비켜갈 수 없다.
도구의 가능성과 창작의 숙련
AI가 작곡 보조 도구가 될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 정리, 데모 제작, 접근성 향상처럼 활용할 영역은 분명하다. 다만 비평가들은 도구가 연습과 시행착오를 대체할 때 오히려 작사·작곡의 숙련을 쌓을 기회가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좋은 곡을 쓰는 능력은 반복해서 실패하고, 어색한 문장과 익숙한 전개를 걸러 내며, 동료와 반응을 주고받는 시간 속에서 다듬어진다. 밴드의 협업은 단순히 다음 음을 예측하는 기능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력과 감정, 연주 습관이 부딪히는 관계이기도 하다.

이번 발언은 AI를 음악 생태계에 어떻게 들일지에 대한 질문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업계가 기술을 환영하려면 창작의 인간적 가치와 권리 보호를 존중하는 기준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AI가 새로운 연주자를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그 도구를 둘러싼 데이터, 보상, 책임의 설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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