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요타자동차의 세계화와 하이브리드차 시대를 이끈 오쿠다 히로시 전 사장이 93세로 별세했다. 그는 조직 내부의 자만을 최대 위험으로 규정하고 기술을 상품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경영 결단을 강조한 인물이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오쿠다는 1955년 도요타에 입사해 회계·경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뒤 1995년 사장에 올랐다. 도요타 창업가문 출신이 아닌 경영자의 발탁은 당시 조직 변화의 상징이었다.
자만을 경계한 ‘타도 도요타’
취임 당시 도요타는 일본 시장의 강자였지만 점유율은 40%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오쿠다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이 가장 나쁜 일이라며 내부 관성과 성공 경험을 경계했다.
그의 대표적 성과는 1997년 세계 최초 양산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출시다. 시장성이 불확실했지만 양산 일정을 앞당겼고, 기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시장이 열리지 않으며 경영진의 상품화 결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프리우스는 연료 효율과 배출가스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실제 구매시장으로 바꿨다. 이후 하이브리드는 도요타의 핵심 상품군이자 전동화 전환기의 경쟁력이 됐다.

수출에서 현지생산 체제로
오쿠다는 일본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국·유럽·아시아 현지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체제를 강화했다. 환율과 무역마찰 위험을 줄이면서 지역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전략이었다.
도요타 연결매출은 1996회계연도 약 11조엔에서 2006회계연도 21조엔으로 늘었다. 판매량도 확대되며 세계 정상급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됐다.
1999년 회장이 된 뒤에는 일본 경제계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통합 게이단렌의 초대 회장을 맡아 디플레이션과 구조개혁 지연을 비판하고 재정·사회보장·세제 개혁을 주장했다.
변화를 제도와 시장으로 연결한 경영
그가 남긴 핵심은 혁신 기술 자체보다 조직이 위험을 감수하고 시장에 내놓는 속도였다. 동시에 생산거점을 소비시장 가까이 옮겨 글로벌 기업의 운영 구조를 바꿨다.

오늘날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자율주행을 둘러싼 전환기에 있다. 오쿠다의 경영은 기존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조직문화와 기술의 상용화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사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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