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정부가 기술 창업자 공동체를 표방해 온 ‘네트워크 스쿨’의 현지 운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인허가 문제로 현재의 말레이시아 캠퍼스를 닫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술과 공동체를 결합한 새로운 생활·창업 모델이 각국의 제도 안에서 어떤 검증을 받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힌다.
호텔 공간에서 시작된 공동체 실험
네트워크 스쿨은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발라지 스리니바산이 제시해 온 ‘네트워크 국가’ 구상을 현실 공간에서 시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돼 왔다. 보도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말레이시아의 한 호텔을 기반으로 생활하며 창업 활동과 자기계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단순한 사무실 공유를 넘어,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고 일하는 형태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런 모델은 원격근무와 글로벌 창업이 확산하면서 주목받아 왔다. 특정 도시의 기존 산업 생태계에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형성된 네트워크가 실제 거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배경이다. 다만 장기 체류, 숙박업, 교육 또는 행사 운영의 성격이 섞이는 만큼 어느 법과 허가 체계가 적용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따른다.
인허가 문제와 운영 책임
이번 사안의 핵심은 프로그램이 내세운 비전보다 현지 운영의 적법성이다. 해외 참가자를 받아 생활과 활동을 함께 제공하는 조직은 비자, 숙박, 안전, 사업자 등록 등 여러 규정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라고 해도 기본적인 행정 절차와 이용자 보호 원칙에서 예외가 되기는 어렵다.

참가자 경험을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외신은 일부 참석자가 시설 상태와 생활 여건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공동체형 프로그램은 강한 메시지와 네트워크 효과로 초기 참여자를 모을 수 있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주거 품질, 비용의 투명성, 성별과 문화적 다양성, 분쟁 대응 같은 일상적 기준이 신뢰를 좌우한다.
운영 주체는 보도 이후 현지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새로운 거점 계획도 언급했다. 카자흐스탄에 새 캠퍼스를 위한 합의가 있다는 발표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개설 시점과 운영 조건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국가를 옮기는 선택은 단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방법이 될 수 있으나, 각 지역의 규제와 지역사회 관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술 공동체의 다음 시험대
이번 논란은 ‘온라인 네트워크가 물리적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기술 창업자들이 국경을 넘어 모이는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공동체가 되려면 비전의 선명함만큼이나 현지 법규 준수와 투명한 운영, 참여자에 대한 책임이 뒷받침돼야 한다.
말레이시아 캠퍼스의 폐쇄 여부와 후속 절차는 당국과 운영 측의 공식 설명을 통해 더 확인될 사안이다. 다만 이번 보도는 새로운 형태의 창업 공동체가 성장하려면 혁신을 내세우는 것과 별개로, 지역의 제도와 생활 환경에 맞춘 운영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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