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마쳤는데도 독촉장이나 추심 연락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법원의 결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모든 연락을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대응은 서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 독촉 전화나 우편과 달리 법원에서 송달된 지급명령, 소장, 승계집행문은 기한을 놓치면 예상치 못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속포기는 고인의 재산과 채무를 모두 물려받지 않겠다는 절차이고,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채무를 갚겠다는 절차다. 하지만 장기 연체채권은 여러 차례 양도되는 경우가 많아 새 채권자가 상속인의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사실을 모를 수 있다. 일부 추심업체가 상속인을 압박해 일부라도 변제를 받으려 연락하는 경우도 거론된다.
독촉장과 법원 서류는 다르다
단순한 전화 독촉이나 일반 우편이라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결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고 결정문 사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급명령이나 소장처럼 법원에서 온 서류는 별개의 문제다. 민사 절차가 이미 시작됐거나 강제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상속인이 직접 기한 내 대응해야 한다.
지급명령은 채권자가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강제집행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신청하는 법원 결정이다.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이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될 수 있다. 이미 상속포기를 했더라도, 기한을 넘겨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이후 다투기 위해 별도 소송을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서류를 받았다면 내용을 확인하고 곧바로 대응 여부를 정해야 한다.

승계집행문도 반드시 확인해야
승계집행문은 고인에게 내려진 판결이나 지급명령의 효력을 상속인에게 이어 집행하기 위한 서류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했는데도 승계집행문이 발급됐다면 채권자가 상속인의 개인 재산에 강제집행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결정문 사본을 준비해 법원 절차에서 자신의 지위를 설명해야 하며, 이미 집행이 진행됐다면 청구이의소송 등 구제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
한정승인을 받은 사람은 새 채권자가 나타났을 때 추가로 살필 부분이 있다. 한정승인 당시 작성한 상속재산목록에 해당 채무가 빠져 있었다면, 법원 대응과 별도로 상속재산목록을 수정하는 경정신청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한정승인의 취지를 분명히 하고, 상속받은 재산 범위를 넘어 개인 재산으로 책임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절차다.
만약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했는데도 통장이나 급여가 압류됐다면 이미 늦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는 채권을 다투는 청구이의소송, 이미 추심된 금액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등이 문제될 수 있다. 다만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므로, 처음 법원 서류를 받았을 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정문 보관과 기한 관리가 핵심
상속 관련 분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는 상속포기 결정문과 한정승인 결정문이다. 원본과 사본을 따로 보관하고, 채권자나 법원에 제출해야 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독촉 연락을 받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발신자, 채권명, 금액, 서류 종류, 송달 날짜를 기록해두는 편이 좋다. 특히 지급명령의 14일 기한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

상속 채무 문제는 개인이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인의 채무가 여러 곳으로 양도됐거나 이미 판결이 있는 채권이라면 절차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법원 서류를 받았을 때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변호사 상담을 통해 대응 방식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끝이 아니라, 이후 날아오는 서류를 제대로 구분해 관리해야 효력이 온전히 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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