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공인이 국내 경제에서 만들어내는 생산과 부가가치를 별도의 지표로 측정하려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4일 서울 마포 드림스퀘어에서 전문가 자문단을 꾸리고 가칭 ‘소상공인 총생산 지표’, S-GDP 구축 연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GDP는 소상공인의 경제 기여도를 국민계정체계에 맞춰 산출하려는 시도다. 국민계정체계는 국내총생산 등 국가 경제 규모를 계산할 때 쓰는 국제 표준 통계 틀이다. 소진공은 이 틀 안에서 소상공인의 생산과 부가가치를 구분해 보여주면 정책 판단과 성과 평가가 더 정교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자문단에는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경제학회, 한국응용경제학회 등 관계기관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첫 회의에서는 지표의 개념, 측정 방식, 국가통계와의 연계 가능성, 정책 활용 방향이 논의됐다. 단순한 홍보성 지표가 아니라 공식 통계 체계와 맞물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보이지 않던 기여도를 수치화
국내 소상공인은 사업체 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들이 경제 전체에서 창출하는 가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별도 지표는 부족했다. 기존 통계는 업종이나 고용, 매출 같은 항목별 정보를 제공하지만, 소상공인 생태계가 국가 경제와 지역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지 종합적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소진공이 추진하는 S-GDP는 이런 공백을 줄이는 데 초점이 있다. 예를 들어 지역 상권의 생산 활동, 서비스 공급, 고용 유지 효과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측정되면 지원 정책의 우선순위와 예산 배분 논의도 달라질 수 있다. 소상공인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경제 활동의 중요한 생산 주체로 보는 관점이 강화되는 셈이다.
다만 지표가 실제 정책에 쓰이려면 측정 기준의 일관성과 데이터 품질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 소상공인의 업종은 음식점, 도소매, 개인서비스, 전문서비스 등으로 넓고, 사업 규모와 회계 방식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통계 설계 과정에서는 중복 계산을 피하고, 기존 GDP 통계와 충돌하지 않도록 범위와 산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정책 성과 평가의 새 기준 될까
이번 연구는 인태연 소진공 이사장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소상공인 가치동행 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추진된다. 소진공은 경제적 가치 측정을 시작으로 사회적, 문화적 가치 등 소상공인 생태계 전반의 의미를 분석하는 연구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책 현장에서는 S-GDP가 지원 사업의 효과를 설명하는 기준으로 쓰일 수 있다. 특정 지역의 상권 회복 사업이나 디지털 전환 지원이 생산성과 부가가치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단순 집행액이나 참여 업체 수를 넘어선 평가가 가능해진다. 소상공인 정책을 둘러싼 논쟁도 더 구체적인 데이터 위에서 이뤄질 수 있다.

인 이사장은 소상공인을 한국 경제와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생태계로 설명하며, 누가 경제를 생산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S-GDP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앞으로 연구 결과 공개, 시범 산출, 외부 검증, 정기 갱신 체계가 이어져야 한다. 지표의 신뢰가 쌓일수록 소상공인 정책은 더 구체적인 근거를 갖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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