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산 위기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 영업 정상화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법원이 회생 절차 기한을 2026년 9월 4일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회사는 임시 휴업 중인 주요 점포를 재가동하고, 상품 공급과 비용 지급을 정상화하는 데 자금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회생 절차 연장 기간 동안 영업 정상화와 구조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확보한 자금은 회생절차에서 흔히 DIP로 불리는 운영자금 성격이다. 경영난에 놓인 기업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회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자금으로, 이번 경우에는 매장 운영을 다시 돌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유동성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67개 핵심 점포부터 영업 재개
가장 먼저 추진되는 조치는 임시 휴업 점포의 재개장이다. 홈플러스는 대출금이 집행되는 대로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운영 자금 고갈 등을 이유로 2026년 7월 13일부터 전 매장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대형마트가 영업을 멈추면 매출 손실뿐 아니라 납품업체, 입점 소상공인, 직원 급여 지급에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재개장 여부는 회생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재개장 초기에는 생필품처럼 회전율이 높은 품목을 우선 확보해 판매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식품과 생활필수품은 고객 방문 빈도가 높고 현금 회수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홈플러스가 이 품목을 중심으로 매장을 다시 열겠다고 한 것은 단기간에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협력사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사업도 단계적으로 재개된다. 회사는 즉시 운영이 가능한 수도권 16개 점포부터 온라인 주문 대응을 시작한 뒤, 배송사와 협의해 운영 점포와 배송 권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매장 재개장만으로는 고객 접점을 충분히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 배송망 복구는 정상화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자금 사용처는 상품대금과 체불 비용
홈플러스는 긴급운영자금을 상품 대금, 밀린 임대료, 공공요금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부터 지급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영업 재개를 위해서는 매장 문을 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상품을 다시 채워 넣고, 점포 운영에 필수적인 전기와 수도, 임대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납품업체와의 거래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직원 급여와 입점 소상공인 정산금도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 대목은 홈플러스 회생 문제가 단일 기업의 재무 이슈를 넘어 고용과 지역 상권, 협력업체 생태계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 유통사가 자금난을 겪으면 납품사와 매장 내 사업자에게 충격이 전이될 수 있어, 체불 비용 정리는 정상화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소형화 모델과 폐점 병행
홈플러스는 영업 재개와 동시에 구조조정도 이어간다. 회사는 매장을 소형화하고 식품과 자체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새 영업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업계가 온라인 장보기, 창고형 할인점, 편의점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기존 점포 운영 방식만으로는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든 점포가 회생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폐점을 예고했던 비우량 점포 37곳의 폐점을 최종 확정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본사와 매장의 운영 인력도 최소화하고, 일부 직원은 휴직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단기 유동성 확보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손익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는 뜻이다.
앞으로 관건은 확보한 2000억원이 실제 영업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매장 재개장 이후 고객이 돌아오고 협력사 공급이 안정되어야 매각 절차와 회생 계획에도 힘이 실린다. 반대로 매출 회복이 더디거나 비용 부담이 다시 커지면 회생 절차 연장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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