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서양 항해 중인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의 확진 사례가 7일(현지시간) 5건으로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제대로 대응하면 유행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현 단계에서 이는 팬데믹의 시작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서 확진 5건…사망 3명
로이터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 3명을 포함해 8건이 보고됐고, 이중 5건이 한타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3건은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WHO는 직전 발표에서 확진 3건과 의심 5건 형태로 상황을 전했으나, 이번에 의심 사례 중 2건이 확진으로 판정되면서 숫자가 조정됐다. 사망자는 지난달 11일과 26일, 그리고 이달 2일에 각각 발생했다.
“잠복기 최대 6주” 안데스 변종…추가 확진 가능성
WHO는 이번 바이러스가 중남미에서 발견된 안데스(Andes) 변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데스 변종은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유일한 유형으로 알려져 있어, 단순 ‘현장 감염’이 아닌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특히 WHO는 안데스 변종의 잠복기가 최대 6주에 이를 수 있어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첫 사망자인 네덜란드 부부가 출항 전 아르헨티나·칠레·우루과이 등을 거치는 조류 관찰 투어에 참여했고, 설치류 서식지와 관련된 장소들도 방문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동선 추적·진단키트 배포…“공중보건 위험은 낮다”
WHO는 역학조사와 검사 역량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와 협력해 동선 추적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는 진단키트 2천500개를 5개국 연구소에 제공하도록 주선했다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전했다.
압디 라흐만 마하무드 WHO 긴급경보대응 책임자는 “공중보건 조처가 이행되고 모든 국가가 연대한다면 제한적인 유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O는 공중보건 위험을 “현재로선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선내에서 추가 전파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접촉자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승객·접촉자 해외 이동…각국 대응이 관건
이번 사건은 크루즈에서 발생한 감염이 승객과 접촉자를 통해 해외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선사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스는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에서 하선한 승객이 총 3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선 승객들은 대부분 본국으로 귀국하거나 다른 휴양지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서는 귀국 후 격리 중인 승객이 확인됐고, 미국 CDC도 귀국자 모니터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네덜란드 등에서도 자국민 승객의 검사 및 추적이 이어지고 있다.
WHO의 ‘협력’ 메시지…향후 관찰 포인트
WHO는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WHO 유행병관리국장 마리아 밴 커코브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방식으로 퍼지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한타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데스 변종의 특성상, 잠복기 이후의 추가 사례 여부를 끝까지 관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관건은 (1) 잠복기(최대 6주) 동안 추가 확진이 이어지는지, (2) 크루즈 탑승자 중 증상 발현자와 무증상 접촉자의 범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 (3) 각국의 진단·격리·연락 체계가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다. WHO가 다국가 진단 역량을 확충하는 동시에, 보건당국이 ‘정보 공유→접촉자 추적→검사’의 고리를 끊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번 유행의 규모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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