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와 미국의 1단계 무역협정 협상이 막판 문턱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국은 큰 틀의 합의에 접근했지만, 인도가 경쟁국보다 낮은 관세율과 향후 추가 관세 제한을 요구하면서 최종 서명이 늦어지는 분위기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지난달 뉴델리에서 인도 정부 대표단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 모두 잠정 타결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인도 측은 핵심 요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며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
인도의 요구는 명확하다. 중국 등 제조 경쟁국보다 유리한 관세율을 확보하고, 협정 체결 이후 새 관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보장받겠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유리한 조건이 아니라면 협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율과 농업 양보가 마지막 변수
이번 협상의 핵심은 최종 관세율이다. 인도는 제조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면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반면 미국은 인도가 일정한 양보를 해야 무역 특혜를 얻을 수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분야도 민감한 지점이다. 인도는 농업 시장 개방이나 농민 보호와 충돌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신중하다. 인도 내부에서 농업은 정치·사회적 파급력이 큰 영역인 만큼 협상단이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구조다.
인도의 협상력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도는 올해 4~6월 상품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고,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발효를 앞두고 있으며 뉴질랜드와도 협정을 맺었다. 다른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시간 압박을 덜 받게 된다.
기본 합의안은 있지만 서명 시점은 불투명
인도 상공부 당국자는 기본 합의안이 준비돼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협상이 결렬됐다기보다 마지막 조건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측도 인도와 계속 협력하고 있으며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협상 과정이 느리고 까다롭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단기간 내 서명 일정이 확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국은 지난 2월 1단계 무역협정 추진에 잠정 합의한 뒤 세부 내용을 논의해 왔다. 당시 미국은 인도에 대한 일부 관세를 낮추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한 제재성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단순한 양자 무역 문제를 넘어 글로벌 제조 공급망의 재편과도 연결된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출 대안을 찾고 있고, 인도는 그 기회를 활용해 수출과 투자 유치를 확대하려 한다. 최종 합의가 성사되면 양국 경제 협력의 폭은 넓어지겠지만, 관세와 시장 개방을 둘러싼 국내 이해관계 조정이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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