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제조업체들이 바라보는 3분기 경기 전망이 다시 어두워졌다. 중동발 불확실성, 고환율, 원자재 수급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지역 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2개 분기 연속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 255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64로 집계됐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그 미만이면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직전 분기 70보다 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원자재와 환율 부담이 내수기업 압박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요인은 대외 리스크다. 부산 제조업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적지 않아 환율 상승과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비용 요인이 누적되면서 수익성 전망도 함께 낮아졌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전망은 엇갈렸다. 수출기업 BSI는 80으로 전 분기보다 16포인트 올랐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대금 증가, 전기·전자와 조선·기자재 업종의 수주 확대가 일부 기업의 기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수기업 BSI는 61로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업체의 부담이 더 크게 반영됐다. 매출 전망은 66, 영업이익 전망은 63으로 각각 전 분기보다 낮아졌고, 설비투자와 자금 사정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기·전자와 조선은 호조, 경공업은 부진
업종별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전기·전자 업종 BSI는 154로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AI와 반도체 관련 부품 수요가 업황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기자재 업종도 119를 기록해 친환경 선박 발주와 노후 선박 교체 수요의 영향을 받았다.
반대로 화학·고무 업종은 35에 그쳤다. 고유가와 고환율에 따른 원료 조달 비용 상승, 수급 차질이 겹치며 부담이 커졌다. 신발제품은 20으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보였고, 의복·모피와 섬유제품도 부진했다. 석유화학 기반 원자재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유가 변동의 충격을 크게 받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기업들의 하반기 계획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조사 대상 기업의 67.8%는 경영·운영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응답은 인건비 등 운영비용 절감이었고, 가격·납품단가 인상, 원부자재 재고 확대와 선매입, 생산량·가동률 조정이 뒤를 이었다.

지역경제 회복의 관건은 비용 안정
부산 제조업의 전망 하락은 단순한 심리 위축을 넘어 지역경제 전반의 비용 구조와 연결된다. 수출 호조 업종이 일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내수기업과 경공업의 부진이 길어지면 고용과 투자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의 안정, 업종별 수요 회복 속도다. 특히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중소 제조업체는 재고 관리와 납품단가 협의, 자금 조달 여건을 동시에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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