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강한 보복 메시지를 내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날카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10일 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통해 자국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은 반드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 지도부가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거론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양측의 말 대 말 충돌은 단순한 수사 이상의 군사적 신호로 읽힌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공격 대상이 군사시설을 넘어 인프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력, 에너지, 항만, 통신망 같은 기반시설은 전쟁 상황에서 상대의 작전 능력뿐 아니라 민간 생활과 경제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이란이 인프라 공격을 별도로 지목해 보복을 경고한 것은 향후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응 수위를 높일 명분을 미리 쌓는 성격도 있다.
이스라엘의 준비 발언에 맞선 사전 경고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공권 회복과 위협 제거를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독자 공습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드론, 대리세력 네트워크를 억제하기 위한 압박 메시지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자국 핵심 시설과 사회 기반망을 겨냥한 선제적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졸가드르 사무총장의 성명은 이런 흐름에 대한 대응이다. 그는 이스라엘을 직접 지칭하며 공격 배후가 될 경우 대응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 안보 기구의 고위 인사가 공개적으로 이 정도 수위의 언급을 내놓은 것은 국내 여론 결집과 대외 억제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이란 남부 부셰르 외곽 군사기지 피격 정황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테헤란은 이스라엘의 개입 가능성을 계속 부각하고 있다.

인프라 공격은 확전의 문턱
군사 전문가들이 인프라 공격을 민감하게 보는 이유는 피해 범위가 군사시설보다 훨씬 넓기 때문이다. 정유시설, 발전망, 항만 물류, 통신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 군의 지휘와 보급뿐 아니라 일반 시민의 일상도 동시에 흔들린다. 상대국에 압박을 주는 효과는 크지만, 민간 피해와 국제 여론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프라를 둘러싼 경고는 실제 공격 여부와 별개로 확전 문턱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충돌은 양자 관계만으로 끝나기 어렵다. 미국의 군사적 관여 여부, 걸프 지역 산유국의 안보 계산, 국제 원유 시장의 불안,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운송 리스크가 함께 움직인다. 부셰르 지역의 피격 정황을 둘러싸고 미국이 공격 주체임을 확인하지 않은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누가 공격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회색지대가 넓어질수록 오판의 가능성도 커진다.
거친 정치 언어와 협상 공간의 축소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도자 장례식 조문객과 이란 국민 정서를 언급한 데 대해, 이란 안보 책임자는 이를 모욕으로 규정했다. 군사적 긴장에 정치적 모욕 논쟁이 겹치면 협상 공간은 더 좁아진다. 국내 청중을 향한 강경 발언은 지도부의 양보 여지를 줄이고, 상대 역시 물러서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즉각적인 전면 충돌을 공식화한 단계는 아니다. 다만 이스라엘은 추가 공습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이란은 인프라 공격 시 보복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상호 경고가 반복되면 작은 충돌도 더 큰 대응을 부르는 연쇄 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동 안보 지형에서는 단일 공격보다 그 이후의 보복과 재보복이 더 큰 위험이 된다.

결국 관건은 군사적 억제와 외교적 관리가 동시에 작동하느냐다. 이란의 발언은 보복 의지를 드러낸 것이지만, 동시에 특정 행동을 넘지 말라는 경고선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이 이 선을 어떻게 해석하고, 미국과 주변국이 확전 억제에 어떤 역할을 할지가 향후 긴장의 수위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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