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우주 태양전지 전문기업 플렉셀스페이스가 차세대 우주용 탠덤 태양전지 모듈 국산화에 착수한다. 회사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신규 과제에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총 107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이끌게 됐다.
이번 과제의 목표는 저비용, 고효율, 고신뢰성을 동시에 갖춘 우주용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하고 실제 우주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위성, 우주정거장,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우주태양광 발전 등 뉴스페이스 산업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술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 전력 시장의 병목은 비용과 신뢰성
우주용 태양전지는 지상용 제품보다 훨씬 까다로운 조건을 견뎌야 한다. 진공, 방사선, 극한 온도, 발사 과정의 충격을 버티면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기존 갈륨비소 기반 태양전지는 성능이 높지만 제조 비용이 부담이고, 실리콘 기반 제품은 무게와 장기 신뢰성 측면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플렉셀스페이스가 추진하는 방식은 CIGS와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한 탠덤 태양전지 기술이다. 서로 다른 재료가 흡수하는 빛의 영역을 나눠 활용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고, 공정과 소재 선택에 따라 무게와 비용을 낮출 여지도 생긴다. 이 기술이 우주 환경 검증을 통과하면 국내 위성 제조 생태계의 전력 부품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

연구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경상국립대학교 등 산학연 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컨소시엄은 고효율 셀과 모듈 설계, 저궤도 위성 적용 모듈 개발, 제조 공정 최적화, 경제성 평가를 단계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단순한 시제품 제작을 넘어 궤도 실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민간 주도 국책 과제의 의미
이번 사업은 민간 우주기업이 에너지와 우주기술이 결합된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주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우주 산업은 발사체와 위성 본체뿐 아니라 전력, 통신, 열제어, 소재 같은 부품·소재 기술의 자립도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전력 시스템이 안정돼야 위성 운용 기간과 임무 범위도 넓어진다.
플렉셀스페이스는 셀 기술을 모듈과 어레이, 고객 맞춤형 전력 시스템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외 위성 제조기업, 우주정거장, 우주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과 협력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 인프라가 대형화될수록 태양전지의 단가와 생산성은 사업성에 직접 연결된다.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기술 난도와 시장성을 함께 봐야 한다. 우주용 전력 부품은 인증과 실증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패 비용도 크다. 그러나 검증에 성공하면 수입 대체 효과와 함께 글로벌 우주 전력 시장 진입의 발판이 될 수 있다. 특히 저궤도 통신위성, 지구 관측 위성, 우주 데이터 처리 인프라가 늘어나는 흐름은 수요 측면의 기회다.

이번 과제는 한국 우주 산업이 발사와 위성 제작을 넘어 핵심 부품과 에너지 시스템으로 영역을 넓히는 사례다. 3년간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제 우주 환경 검증과 양산 가능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상용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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