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구직자와 60~70대 퇴직자를 노린 중고차 대출 계약 사기가 최근 기승을 부리자, 금융당국이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핵심 수칙을 안내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중고차 대출 피해 예방을 위한 5가지 유의사항’을 통해 사기 수법과 대응 요령을 공개했다.
정부지원금 약속 뒤 ‘가격 부풀리기’로 대출 차액 가로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정부지원 사업이 있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신뢰를 얻는다. 특히 접근 대상은 청년 구직자뿐 아니라 고령 퇴직자로까지 확장돼 있다. 사기범들은 “중고차를 할부로 사면 할부금과 수익금을 지원해 주겠다”는 식의 말을 내세운 뒤, 피해자에게 실제 시세보다 비싼 가격으로 할부 금융을 받게 만든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후 문제는 계약 구조에서 발생한다. 피해자가 실제 거래가격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뒤, 사기범들은 차량의 실거래 가격(또는 더 낮은 가격)으로 작성된 이면계약을 요구한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피해자는 겉으로는 대출이 실행되지만, 실제로는 계약서 상 ‘실가격’이 따로 존재하면서 사기범들이 대출 실행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을 가져가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피해가 이어진다.
금감원, “이면계약 요구는 거절…딜러에 계약 맡기지 말라”
금감원은 중고차를 구매할 때 계약 단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면계약 체결 요구는 거절해야 하며, 계약 당사자가 ‘딜러 등 제3자’에게 맡기자고 압박하는 경우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금감원은 차량 구매 전 시세 확인을 먼저 하고, 실제로 필요한 자금 범위에서만 대출을 받으라는 조언을 내놨다. 과도한 부대비용(명목이 불명확한 수수료, 과도한 추가금 등)을 요구하거나, 조건을 설명하기보다 “그렇게 해야 정부지원이 된다” 같은 식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 있다면 계약을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소비자가 대출 실행 전 단계에서 사기 징후를 알아채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경보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중고차 대출 피해 예방을 위한 5가지 유의사항’을 공개하며, 현장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청년·고령층 취약성, “지원 미끼”가 만든 유혹
이번 사기는 전형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재정 불안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년 구직자는 신용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고, 고령 퇴직자는 ‘정부지원’ 같은 확실한 혜택이 보장된다고 느끼면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 금감원이 사기범들이 특히 60~70대에 접근한다고 밝힌 대목은, 정보비대칭과 심리적 유인(지원금 기대)이 결합될 때 피해가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금감원은 다만 개별 사건의 구체적 피해 규모나 가담자 수를 이번 안내에서 직접 수치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수법의 공통분모를 정리해 소비자들이 ‘다음 단계’에서 겪게 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인 피해를 막는 실천 체크리스트
당국이 안내한 내용은 결국 “대출·계약 구조가 정상인지 확인하라”는 메시지로 요약된다. 소비자는 거래 전 △차량 시세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자금만 대출받는 원칙을 세우며 △이면계약이나 제3자 대리 계약 요구가 있을 경우 즉시 중단·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지원이 있으니 예외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 동반되면 오히려 의심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계약서에 사인하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출이 실제로 어떻게 산정됐는지, 가격이 왜 달라졌는지, 부대비용은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등 거래의 숫자와 문서가 일관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경고 취지다.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나…법적 대응과 금융당국 점검
이번 소비자 주의 발령 이후에는 실제 피해 사례에서 이면계약 요구의 빈도와 지원 미끼가 적용되는 유형이 얼마나 반복되는지에 대한 당국의 추가 점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사·수수료 구조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대출·계약 관행은 줄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사기범이 수법을 변형할 여지도 남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고차 대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주변 소개나 광고 문구보다 계약의 실체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의심 정황이 있으면 계약을 진행하기 전에 금융회사 상담이나 금융당국의 안내 내용을 참고하고, 필요한 경우 법률적 검토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감원이 제시한 5가지 유의사항은 ‘지금 당장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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