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부 지역에 대해 재선거 소청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참정권을 짓밟는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동시에 국회에서는 투표 사태 관련 국정조사특위(국조특위) 논의가 이어지며 오늘 중 결론을 내기 위한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갈등의 출발점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제때 확보되지 못했다는 논란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공정선거 원칙에 부합한다는 믿음 아래” 소청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한 반면, 민주당은 소청 대상이 확대되는 방식이 문제라며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SBS 보도, 연합뉴스 취재)
국민의힘 “국민 참정권 회복” vs 민주당 “유불리 유도”
SBS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재선거 소청 결정에 대해 “음모론”과 “묻지마 소청”을 동원해 표가 부족했던 일부 투표소뿐 아니라 다른 시민들의 표까지 무효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한병도 의원은 “국민 참정권을 제 손으로 짓밟은 자가당착”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고,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대구·경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왜 소청이 제기되지 않았는지 따져 묻는 등 결정의 기준을 문제 삼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정선거를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정치적 유불리보다 국민의 참정권 훼손(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고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특히 서울도 소청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가 당내에서도 쟁점이 되면서, 지도부 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불협화음이 관측됐다.
어디까지가 ‘공정’인가…소청 범위 논쟁의 핵심
이번 소청 결정에서 논쟁의 중심은 ‘어느 범위까지 무효로 볼 것인가’에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울산, 전남광주 등 6개 지역에 대해 전면 재선거 소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표가 모자랐던 곳은 일부 투표소인데, 국민의힘이 ‘멀쩡한 시민들 전체 표’까지 무효로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결정을 두고 엇갈린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후보가 당선된 서울을 소청 제기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면서, ‘원칙’보다 ‘결과’에 따라 움직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확산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도 ‘원칙과 책임’ 강조…경찰 엄중 수사 지시
정치권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행정부 차원에서도 메시지가 나왔다. SBS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잠실 개표소 시위’가 벌어진 이후 민간인 출입 제한 등 일부 불법 행위를 엄단하도록 경찰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엑스(X) 글에서 “시위대의 개표소 봉쇄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취지의 보도를 인용하며, “민간인 출입 제한 행패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해 행위자뿐 아니라 공모자에 대해서도 엄중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 등 ‘정당한 문제 제기’는 수용하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구분도 함께 제시했다. 이는 투표 사태의 책임 규명은 추진하되, 집회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는 별도로 다루겠다는 투트랙 접근으로 해석된다.
국회는 ‘국조특위’ 속도전…오늘 안 결론 목표
한편 국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국정조사특위의 구성 및 운영 방향을 두고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6일 국회에서 회동한 뒤, 국조특위 구성 문제를 포함한 논의를 이날까지 결론 내기로 하고 오후에도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두 원내수석은 전날에도 국조특위 위원장 선임과 위원 배분 비율 등을 놓고 논의했으나 구체적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오는 18일 본회의가 열리면 국조특위 계획서가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는 뜻을 모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는 ‘사건 조사’라는 정치적 합의가 최대한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압박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앞으로의 변곡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국민의힘의 재선거 소청이 실제로 어느 범위에서 받아들여질지 여부다. 소청 대상 지역과 결과에 따라 후속 절차의 속도와 정치적 파장이 달라질 수 있다.
둘째는 국조특위가 제때 구성돼 실질적 조사로 이어질지다. 국조특위 논의가 오늘 중 결론을 내고 본회의에서 계획서 처리가 이뤄진다면, 투표용지 확보 과정과 선거관리 전반의 책임 소재가 공식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대통령의 수사 지시로 집회·업무방해 등 불법 행위 관련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도 여론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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