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인근 공습을 강하게 비판하며 “서명이 몇 시간 지연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베이루트 공격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미국과 이란이 추진 중인 종전 및 비핵화 관련 합의 절차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가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합의 ‘임박’ 국면에서 이스라엘 공습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이 “우리가 이란과의 평화 합의에 매우 가까워진 특별한 날”에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위협에 대한 방어 권리는 인정하면서도, 이번 대응이 “매우 작고 의미 없는 공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중요한 절차(미국-이란 MOU 체결)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상황이 흔들렸다”면서, 베이루트 공습 때문에 합의 서명이 “몇 시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전날 자신의 80세 생일인 이날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란 측은 체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도 날짜는 미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휴전 위반” 규정…자위권 행사 경고
트럼프의 발언과 동시에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정면으로 규탄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이란 외무부는 14일 성명에서 베이루트 다히예의 주거지 공습을 “휴전 협정 위반”이자 “자위권 조치를 촉발하는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외무부는 이 공격이 레바논 시민의 사망 및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비난하며, 지난 4월 8일 체결된 이란-미국 휴전 협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란은 이번 공격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책임을 직접 거론했다.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역내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험천만한 결과”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란이 “합법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종전 협상 국면에선 이미 ‘미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으며,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그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명분은 ‘드론 침투’…충돌 위험이 합의로 번지나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 3기가 이스라엘 영공에 침투했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과 연결돼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휘소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하며 보복 경고를 내놓았다. 하탐 알안비야 중앙본부를 이끄는 인물은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란의 협상 측 인사들도 미국을 겨냥해 불신을 드러내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처럼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이 격화되는 양상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및 비핵화 관련 합의에 근접해 있다는 관측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몇 시간 지연”이라는 표현을 통해, 군사적 사건이 외교적 일정 자체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측 발언이 보여주는 ‘관리 필요성’…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트럼프 대통령이 “헤즈볼라를 포함한 다른 어떤 당사자도 이스라엘을 더 공격해선 안 된다”고 밝힌 대목은, 충돌이 추가로 번지지 않도록 긴장을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는 미국이 합의 성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스라엘의 행동과 헤즈볼라의 대응이 연쇄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트럼프가 언급한 ‘서명’이 이날 중 이뤄졌는지(또는 지연된 만큼 언제 다시 시도되는지)다. 둘째, 이란이 공습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제시한 자위권 경고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외교 채널을 통해 협상 압박의 수위가 조절될지다. 양측 모두 상대를 향해 책임을 거론하고 있어, 다음 사건이 합의의 ‘속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합의 국면의 다음 단계—문서 서명과 충돌 중단 신호
현재로선 미국과 이란 간 MOU 체결이 가까워졌다는 신호가 남아 있지만, 베이루트 공습은 합의 과정에 현실적인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아름다운 평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만큼, 후속 협의에서는 충돌 중단 및 행동 자제에 대한 구체적 조건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에는 레바논 전선의 추가 공격 징후와 이란의 대응 수위, 그리고 워싱턴이 이스라엘에 대해 어떤 형태로 ‘선 긋기’를 하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중동 정세가 빠르게 요동치는 가운데, 외교 일정이 군사 사건의 파장 속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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