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강세로 마감하며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S&P500 지수는 7,444.25로 전장 대비 0.58%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6,402.34로 1.20%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고유가로 인한 물가 압력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라는 ‘불안’과, AI(인공지능) 관련 주도의 ‘회복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AI 주도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S&P500·나스닥 모두 최고치
이날 상승장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30개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9,693.20에 그쳐 전장 대비 0.14% 하락했지만, 시장의 무게중심은 나스닥과 S&P500 쪽에 실렸다. 두 지수는 모두 장중·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6개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베이징) 국빈 방문 일정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맞물리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2.29% 올랐다. 투자자들은 첨단 AI 칩의 대중(對中) 판매 확대 기대가 가격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3.94% 급등하며 M7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고,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도 4.8% 상승해 전날 낙폭을 만회했다.
인플레 지표 부담은 지속…생산자물가 ‘고점 신호’가 변수
증시 상승 흐름을 제한할 수 있는 변수도 함께 관측됐다. 이날 시장의 ‘불안 재료’로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꼽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전년 대비 6.0% 상승해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8%로 약 3년 만에 최대 폭을 나타낸 가운데, PPI까지 고공행진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남아 금리 인하가 쉽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그럼에도 기술주가 버텼다는 점이 이날 장의 핵심이었다. 카슨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최고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일 나오고 있지만, 기술주들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물가 부담을 ‘전면 부정’하기보다는, AI 투자 사이클과 관련 기업의 실적 기대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유가는 하락 전환…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대화 기대가 반영
한편 같은 날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도착으로 2박3일 국빈 방문이 시작되며 미중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원자재 시장에서는 관세·무역과 함께 이란 변수 등 ‘거시 이벤트’의 협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브렌트유 7월물은 배럴당 105.63달러로 전장 대비 2.0% 하락했고, WTI 6월물은 101.02달러로 1.1% 내렸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시장에는 다른 긴장도 남아 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는 소식(EIA 발표에 따르면 상업용 원유 재고가 430만 배럴 감소)이 수급 타이트닝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또한 OPEC는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지난 2월 말) 회원국 생산량이 3~4월 누적으로 30% 이상 감소했으며,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약 140만 배럴에서 약 12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결국 유가는 ‘기대(협상)’와 ‘공급(생산·재고)’이 교차하는 가운데 등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상승과 하락이 갈린 업종…금융·소매는 부담, 자동차-반도체는 모멘텀
이날 장에서는 업종 간 온도차도 뚜렷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1.52%), 비자(-1.87%),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50%), 홈디포(-2.55%) 등 금융업과 소매업은 인플레이션 우려의 여파로 하락했다. 반면 자동차 관련주 중에서는 포드가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과의 제휴 협력이 재조명되며 13.18% 급등했다.
즉, 시장은 “인플레→금리 부담”이라는 공통 위험을 공유하면서도, 그 영향이 업종별로 다르게 반영되는 구도를 보였다. AI 칩·반도체 등 성장 내러티브에 가까운 종목들은 정상회담과 대중(對中) 정책 기대 같은 이벤트를 ‘기회’로 읽은 반면, 금융·소비 관련주들은 금리와 구매력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셈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정상회담 결과와 금리 전망의 방향
앞으로 시장이 주목할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14일(현지시간)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무역 조정, 기술·반도체 관련 규정의 향방 등 ‘경제 체감 변수’가 얼마나 구체화되는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시장은 무역과 외교 현안은 물론 군사적 논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둘째는 인플레이션 흐름이 실제로 ‘정점 통과’ 신호를 주는지다. 생산자물가가 강하게 나온 만큼, 다음 물가 지표(또는 이에 준하는 비용·고용 데이터)가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할지, 아니면 다시 후퇴시키는지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랠리 지속 여부도 흔들릴 수 있다.
종합하면, 이날 뉴욕증시는 “불안(인플레·금리)에도 불구하고 랠리가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랠리의 지속성은 AI 성장 기대와 정책 이벤트의 결합이 다음 주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유가와 물가가 다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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