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20·30대 권리당원 다수가 청년이 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개된 이번 결과는 청년층을 단순한 선거 동원 대상이 아니라 당 운영의 실질적 주체로 포함할 수 있는지 묻는 지표로 읽힌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청년미래분과는 7월 23일부터 8월 13일까지 20·30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약 45만 명이었으며 실제 응답자는 2천380명이었다. 전체 대상 가운데 응답 비율이 높지는 않은 만큼 결과를 모든 청년 당원의 의견으로 일반화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당내 청년층이 느끼는 문제의 방향을 보여주는 자료라는 의미는 있다.
참여·소통·정책 반영 모두 부정 평가 우세
‘현재 민주당은 청년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인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0%가 ‘아니다’ 또는 ‘매우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대로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는 답변은 8%에 머물렀다. 긍정과 부정 응답 사이의 간격이 크다는 점은 청년 조직의 존재 여부보다 실제 영향력과 접근 경로가 중요하다는 요구로 해석할 수 있다.
당이 청년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듣고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부정 평가가 74%로 더 높았다. 긍정 평가는 6%에 그쳤다. 공식 간담회나 청년위원회 같은 소통 창구가 마련돼 있더라도, 제안이 지도부의 판단이나 당론 형성 과정에 반영됐다는 경험이 부족하면 당사자가 체감하는 소통 수준은 낮아질 수 있다.
청년의 삶을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70%가 부정적으로 답했고 긍정 응답은 8%였다. 주거비, 취업과 노동 이동, 자산 격차, 돌봄 부담처럼 청년 세대가 마주한 문제는 서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개별 공약을 나열하는 방식만으로는 정책 수요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이번 조사 결과가 드러낸다.

세 항목의 결과를 함께 보면 문제의식은 하나의 지점으로 모인다. 청년 당원들은 의견을 말할 기회뿐 아니라 그 의견이 검토되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참여 통로, 경청에 대한 신뢰, 정책 반영이라는 세 단계가 연속적으로 작동해야 정치 참여의 효능감도 높아질 수 있다.
응답자 2천380명, 해석에는 표본 한계 고려해야
이번 조사는 45만 명을 대상으로 안내됐지만 응답자는 2천380명이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온라인 설문은 현 상황에 문제의식이 큰 사람이 더 적극적으로 응답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연령대별·지역별·가입 기간별 응답 구성과 문항별 세부 분포도 함께 제시돼야 조사 결과의 대표성을 더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낮은 응답 규모가 부정 평가의 의미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세 질문에서 긍정 응답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부정 응답이 70% 이상으로 반복됐다는 사실은 당이 내부 진단의 출발점으로 삼을 만하다. 후속 조사에서는 무작위 표집, 심층 면담, 지역별 토론 등을 결합해 불만의 원인이 공천 구조인지, 당직 진입 장벽인지, 정책 소통 방식인지 구체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전당대회 이후 제도화가 관건
조사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실시됐다.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청년 참여 확대가 구호로 제시될 수 있지만, 평가 기준은 전당대회 이후 실제 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될 전망이다. 청년 대표의 회의 참여 권한, 정책 제안에 대한 공식 답변 기한, 주요 위원회 구성의 세대 다양성처럼 확인 가능한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
당내 의사결정 절차를 공개하는 것도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제안이 어느 기구에서 검토됐고 채택 또는 보류된 이유가 무엇인지 기록하면 참여자는 자신의 의견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청년 인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예산과 의제 설정 권한을 함께 부여하는지가 실질적 변화의 기준이 된다.
정당 입장에서도 청년 당원의 낮은 효능감은 장기적인 조직 기반과 연결된 문제다. 당비를 내고 활동하는 권리당원이 의사결정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면 선거 때의 지지뿐 아니라 일상적인 정책 토론과 지역 활동도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험이 쌓이면 새로운 당원의 유입과 활동 지속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인식조사가 남긴 핵심 과제는 숫자 자체보다 후속 조치에 있다. 민주당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개선 일정과 책임 주체, 성과를 판단할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향후 같은 문항으로 정기 조사를 반복해 긍정 평가가 실제로 높아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청년 정치 참여의 확대는 특정 세대에 자리를 배분하는 문제만은 아니다. 다양한 생애 경험이 정책 결정 과정에 들어오도록 통로를 설계하고, 참여의 결과를 투명하게 설명하는 정당 운영의 문제다. 전당대회 뒤 민주당이 어떤 제도적 답을 내놓는지가 이번 조사에 응답한 청년 당원들의 불신을 줄일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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