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새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일부 정비사업 규제 개선이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장의 사업성을 높이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제 개편안과 실거주 중심 정책을 포함해 부동산 정책 전반을 다시 살펴야 공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13일 소셜미디어 글에서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요청한 내용 일부가 정부 대책에 포함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도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과 주택 공급 계획의 속도를 높이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 개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조정 등 현장의 핵심 요구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가 사업 현장의 부담을 일부 줄일 수는 있어도 어려움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정비사업 사업성과 기간 단축 강조
오 시장은 공급 확대가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으로 이어지려면 규제 개선의 폭과 집행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성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인허가와 사업 기간을 줄일 수준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은 계획 수립부터 조합 운영, 인허가, 이주와 착공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규제를 일부 바꾸더라도 비용 부담과 이해관계 조정이 해결되지 않으면 공급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세부 제도 설계와 집행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오 시장은 8월 3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을 비롯해 기존 부동산 정책도 전향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실거주 의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정책이 거주 이전을 제약하고 임대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세제와 실거주 규정은 투기 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라는 목표도 함께 갖는다. 정책을 조정할 때에는 공급 촉진 효과뿐 아니라 시장 과열 가능성, 임차인 보호, 지역별 수급 차이를 함께 따져야 한다.
그린벨트 활용에는 반대 입장
오 시장은 정부 대책에 그린벨트 해제가 포함된 데 대해서는 녹지 훼손이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가 해제 권한을 갖고 있더라도 서울의 장기적인 환경 가치와 도시 계획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현재 계획한 정비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2031년까지 31만 호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이라는 공급 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에 남길 녹지를 먼저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벨트 논쟁은 단순히 공급 물량의 문제가 아니다. 해제 지역의 교통과 학교, 공공시설을 함께 확충해야 하고 개발 이익 환수와 환경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주택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는 가용 택지 확보가 시급하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정부와 서울시 협의도 쟁점
오 시장은 대책 발표 전에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도 유감을 표시했다.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의 상당 부분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서울시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 대책의 성과는 발표 물량보다 실제 인허가와 착공, 입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중앙정부는 세제와 금융, 광역 공급 계획을 조정하고 서울시는 도시계획과 정비사업 집행을 담당하는 만큼 양측 협의가 필수적이다.
앞으로의 핵심은 정부가 서울시의 추가 요구를 어느 범위까지 수용할지, 세제와 실거주 규정을 조정할지, 그린벨트 활용 방안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다. 정책 목표와 일정, 예상 공급 시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장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