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산업용 잉크젯 솔루션 기업 고산테크가 세이코 엡손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고산테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고정밀 프린트헤드 공급과 기술 개발 협력을 넓히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 공정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후속 투자는 엡손 X 인베스트먼트와 글로벌 브레인이 조성한 투자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졌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5년 1차 투자에 이어 관계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협력 신호로 읽힌다.
정밀 분사가 만드는 공정 경쟁력
고산테크는 OLED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서 미세 액적과 압력을 제어하는 기술을 축적해 왔다. 회사는 이 역량을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생산에 적용하고 있다.

잉크젯 방식은 소재를 필요한 지점에 선택적으로 분사할 수 있어 재료 손실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균일한 박막을 안정적으로 형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태양전지의 성능과 생산 수율은 이런 공정의 정밀도에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다른 특성을 가진 광흡수 소재로 주목받는다. 다만 연구실 수준의 성과를 대면적 모듈과 양산 설비로 연결하려면 소재 도포, 건조, 품질 관리 같은 단계의 반복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장비 협력에서 응용시장으로
양사는 고신뢰성 산업용 프린트헤드 공급과 한국엡손을 통한 기술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밀기기 기업의 장비·부품 경험과 국내 기업의 공정 설계 경험이 결합하면 상용화 단계에서 필요한 검증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고산테크가 주목하는 응용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과 차량용 태양전지다. 형태와 면적이 다양한 표면에 적용하려면 모듈의 효율뿐 아니라 제조 유연성, 내구성, 비용 구조를 함께 따져야 한다. 이에 따라 공정 장비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이번 투자로 곧바로 대규모 양산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장기 안정성, 대면적 균일도, 인증과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후속 투자와 기술 협력은 관련 과제를 풀기 위한 공급망과 실증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고산테크는 태양전지 외에도 바이오와 의료기기 등 정밀 분사가 필요한 분야를 사업 대상으로 보고 있다. 특정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이번 협력의 성과는 실제 장비 공급과 양산 공정 검증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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