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와 마찬가지로 여자농구에서도 ‘이적 시장’의 윤곽이 드러났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026년 자유계약선수(FA) 대상자 10명을 확정해 29일 발표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박지수(청주 KB)와 강이슬(KB), 그리고 통합우승팀 KB 소속 선수들이 포함된 가운데, 포스트시즌까지 활약한 배혜윤(용인 삼성생명)과 김단비(삼성생명)는 FA 자격 취득 대신 은퇴를 선택했다.
박지수·강이슬 포함 10명 FA 대상자 확정
이번 FA 대상자는 1차와 2차로 나뉜다. 먼저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 1차 FA 대상자는 조수아(삼성생명), 이윤미, 이채은(이상 KB) 등 3명이다. 이들은 1차 협상 기간에 원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며, 협상이 결렬되면 2차 협상부터 다른 구단과 협상이 가능해진다.
2차 FA 대상자는 총 7명이다. 2차 협상 기간에는 원소속 구단을 포함해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박지수를 필두로 강이슬, 그리고 통합 우승팀 KB의 김민정까지 3명이 포함됐고, 삼성생명의 윤예빈과 신한은행의 김진영·이혜미, 우리은행의 김예진도 FA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협상 일정과 ‘보상’의 기준
FA 협상은 단계별로 진행된다. 1차 협상은 5월 1일 시작해 10일 오후 5시까지이며, 2차 협상은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1~2차 기간에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선수는 5월 16~18일 원소속 구단과 3차 협상을 하게 된다.
또한 FA 선수가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원소속 구단은 ‘보상 선수’ 또는 현금 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보상 범위는 최근 두 시즌의 공헌도 순위(아시아 쿼터 선수 제외)를 기반으로 정해지며, 보호 선수와 현금 보상 범위 등 세부 규정은 공헌도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즉, 선수 개인의 몸값뿐 아니라 구단의 장기 구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다.
베테랑들, FA 시장 대신 ‘은퇴’로…삼성·우리의 변화 예고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변수는 FA 대신 은퇴를 선택한 선수들이다. 연맹은 이미 은퇴식을 했던 김정은(하나은행)과 염윤아(KB)를 제외하고,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출전했던 용인 삼성생명의 센터 배혜윤과 포워드 김단비가 FA 자격 취득이 아닌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혜윤은 2007-2008시즌 신인상을 받은 뒤 2013년부터 삼성생명에서 활약해 왔다. 2022-2023시즌과 2024-2025시즌 리그 베스트5에 선정됐고, 2025-2026시즌에는 자유투상(자유투 관련 개인상)까지 수상하며 존재감을 이어갔다. 배혜윤은 소감에서 “계획보다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며 구단과 지도진, 동료,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단비 역시 2011년 우리은행에 수련 선수로 입단해 2020년부터 삼성생명에서 뛰며 2020-2021시즌 우승 등 성과에 기여했다. 김단비는 “15년 동안 농구와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완벽한 모습으로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챔프전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두 선수의 은퇴식을 차기 시즌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FA 시장 ‘구도 변화’의 관전 포인트
이번 FA 공시는 곧바로 다음 시즌 전력 구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KB의 ‘왕조’ 흐름을 만든 핵심 전력 가운데 박지수와 강이슬, 김민정이 FA 후보로 묶이면서, 이들이 잔류 또는 이동할 경우 리그 판도에 큰 흔들림이 생길 수 있다.
동시에 삼성생명은 배혜윤·김단비의 은퇴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반대로 FA 협상에서 어떤 선수들이 영입되느냐에 따라 재정비 속도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5월 초부터 시작되는 협상 라인업이 ‘누가 어디로 이동하는가’의 경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5월 협상 결과가 리그 판도를 가른다
연맹이 제시한 일정대로라면 1차 협상 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 복수의 ‘행선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협상까지 이어질 경우,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결렬 여부가 곧바로 선수의 이동 가능성을 결정한다.
이적과 잔류의 향방, 그리고 은퇴로 발생한 전력 재편이 맞물리면서 WKBL의 다음 시즌은 ‘FA 변수’가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팬들은 5월 중 계약 소식과 함께, 구단들이 FA 시장 이후 새 전술 구상을 얼마나 빠르게 연결할지 지켜봐야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