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8 시리즈가 국내 사전판매에서 144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집계한 일주일간의 수치로,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사전판매 물량이다. 이번 실적은 폴더블폰이 틈새 제품을 넘어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전판매 대상은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9년 갤럭시 노트10이 11일 동안 올린 138만대였다. 올해 갤럭시 S26 시리즈의 7일간 135만대, 지난해 폴드7·플립7의 7일간 104만대도 이번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신제품 초기 반응은 더욱 뚜렷하다.
폴드8 비중 70%…대화면 수요가 이끌어
제품별로는 갤럭시 Z 폴드8의 판매 비중이 약 7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접히는 화면을 펼쳐 넓게 쓰는 형태가 업무와 영상 시청,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이용자에게 설득력을 얻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폴더블 시장은 휴대성과 디자인을 앞세운 플립 제품의 존재감도 컸지만, 이번에는 대화면 폼팩터의 수요가 한층 강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7세대에 걸쳐 쌓아 온 폴더블 기술 경험을 새 제품의 기반으로 제시했다. 특히 최상위 제품군에 쓰던 울트라 명칭을 처음 폴더블에 적용하면서 제품 구성을 더 세분화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화면 크기와 휴대성, 성능과 가격 사이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다. 다만 사전판매 기록이 장기 판매량으로 그대로 이어질지는 정식 출시 이후의 평가가 필요하다.

색상 선호도도 제품 성격에 따라 달랐다. 폴드8은 크림과 그라파이트, 폴드8 울트라는 그라파이트와 바이올렛 쉐도우의 선택이 많았다. 플립8에서는 핑크와 크림이,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 전용 색상에서는 피스타치오와 민트가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폰의 기능뿐 아니라 외관과 개성 표현이 구매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1030 고객층과 혜택 설계가 맞물렸다
삼성전자는 높은 사전판매 배경으로 1030세대의 관심, 디자인 경쟁력, 예약 혜택을 꼽았다. 삼성닷컴 구매자 가운데 1030세대가 절반을 차지했고, 폴드8 울트라와 폴드8을 구매한 1030 여성 고객 수는 전작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소비층이 폴더블의 두꺼운 기기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프리미엄 기기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내 전용 혜택도 수요를 자극한 요소다. 새 갤럭시 AI 구독클럽,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가격, 저장공간을 늘려주는 더블 스토리지 할인 등이 함께 제공됐다. 삼성닷컴에서 자급제 모델을 구매한 사전예약 고객 중 약 절반이 구독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말 판매만이 아니라 구독과 서비스 경험을 연결하려는 전략이 실제 구매 단계에서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은 이제 하드웨어 사양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제품 형태의 완성도, 디자인, 온라인 구매 경험, 금융·구독 혜택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언팩 행사에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워치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도 함께 공개했다.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하려는 방향 역시 프리미엄 고객을 붙잡기 위한 중요한 변수다.

정식 출시 뒤에도 관심 이어질까
사전 구매 고객은 4일부터 순차 개통할 수 있으며, 갤럭시 Z8 시리즈는 이달 7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100여 개국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기록은 긍정적인 출발점이지만, 이후에는 실제 사용 경험과 출고가, 경쟁 제품의 대응이 판매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폴더블 기술의 내구성과 소프트웨어 활용성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장기 수요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번 사전판매는 폴더블 제품이 대중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요를 확보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동시에 제조사에는 가격과 혜택, 제품 차별화를 계속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다. 정식 출시 후 기록적인 초기 관심이 실제 시장 점유율과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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