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국내로 들여오려다 적발된 마약류가 1톤을 넘어서며 국내 유입 목적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10대 마약 밀수 사범이 1년 전 1명에서 올해 14명으로 늘어나면서, 마약 범죄가 청소년층까지 빠르게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세청이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적발된 마약류는 767건, 1007kg이다. 이는 약 3358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설명됐다. 적발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 전체 중량만 보면 62% 줄었지만, 지난해 수치에는 한국을 거쳐 제3국으로 이동하던 대형 코카인 적발분 2290kg이 포함돼 있었다. 국내 유입 목적만 놓고 보면 올해 상반기 규모가 가장 크다는 것이 관세청의 판단이다.
밀수 경로는 여행자 중심으로 이동
이번 통계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여행자를 통한 적발 증가다. 여행자 경로에서 적발된 사례는 509건, 175kg으로 집계됐다. 건수는 79%, 중량은 23% 늘었다. 우편과 특송화물 검사가 강화되자 밀수 조직이 상대적으로 다른 통로를 찾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여행자 휴대품과 위탁 수하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항 선택에서도 우회 움직임이 나타났다. 인천공항을 피하고 대구, 청주 등 지방공항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속망이 특정 관문에 집중될수록 밀수 조직이 감시 강도가 낮다고 판단한 다른 경로를 찾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관세 당국은 여행자의 신변, 휴대품, 위탁 수하물을 함께 살피는 3중 검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종류별로는 대마가 654kg으로 가장 많았다. 필로폰은 230kg, 케타민은 58kg이 적발됐다. 2026년 2월 새로 마약류로 지정된 에토미데이트도 4.3kg 적발됐다.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단속 기관이 기존 주요 마약뿐 아니라 새롭게 유통되는 약물까지 추적해야 한다는 부담을 키운다.
10대와 청년층 가담 증가
가장 민감한 대목은 청소년과 청년층의 가담 증가다. 10대 밀수 사범은 지난해 상반기 1명에서 올해 14명으로 늘었다. 20대는 126명에서 176명으로, 30대는 163명에서 235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밀수 사범 가운데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59.3%에 달했다.
관세청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거래와 운반책 모집이 청소년·청년층 가담을 늘린 배경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에서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느끼거나 단기간 고수익을 내세운 모집 글에 접근하기 쉬워지면서, 범죄 조직이 낮은 연령층을 운반책으로 끌어들이는 위험이 커진 것이다. 이는 단속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다.
마약류 밀수는 개인 일탈을 넘어 유통망, 온라인 모집, 국제 이동 경로가 결합된 범죄다. 상반기 통계는 물량 증가와 연령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 당국의 공항 검사 강화와 함께 학교, 가정, 플랫폼 차원의 예방 교육과 신고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의 관건은 단속 강화가 실제 유입 차단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청소년·청년층을 겨냥한 온라인 모집을 얼마나 빨리 끊어낼 수 있는지다. 마약이 일상적 온라인 접점과 국제 이동 경로를 타고 확산되는 만큼, 수사와 예방의 속도도 그만큼 빨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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