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싱크탱크인 부산연구원이 민선 8기 핵심 사업이었던 15분 도시 정책을 두고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를 내놨다. 박형준 전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 전문가 점수가 5점 만점에 3점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재수 부산시장이 들어선 민선 9기에서 정책의 계승과 수정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부산연구원은 14일 ‘하이퍼로컬 직주락 근접성 기반 부산 15분 도시 구축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문가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는 민간, 관, 학계 등 준거 집단 전문가 150명이 참여했다. 전체 평균 점수는 2.92점으로 집계됐다.
평균 2.92점, 긍정보다 부정 평가 많아
집단별로 보면 학계 평가는 2.75점, 민간은 2.78점, 관 분야 전문가는 3.10점이었다. 부정 평가에 해당하는 0~2점 응답자는 40명으로 26.70%를 차지했고, 긍정 평가인 4~5점 응답자는 32명, 21.30%였다. 중간 수준인 3점대 평가는 78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연구원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의 15분 도시 정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의 취지 자체보다 추진 방식과 실행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권 변화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과제로 남는다.

15분 도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15분 안에 주거, 일자리, 여가, 공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생활권을 재구성하는 도시 모델이다. 부산시는 민선 8기 동안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도서관, 평생학습센터, 건강생활지원센터, 보건소 등을 거점 시설로 삼아 생활 편의를 높이는 전략을 추진했다.
새 시정의 선택지, 계승보다 재설계에 무게
정책 방향은 민선 9기 조직개편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 전재수 시장은 최근 업무보고에서 15분 도시 관련 업무를 담당한 미래공간전략국과 도시계획국의 통폐합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부서에 정책 개념과 실제 부산형 모델의 차이를 묻는 등 실효성 점검도 진행했다.
정책을 폐기할지, 이름은 유지하되 내용을 바꿀지, 기존 사업을 보완해 이어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 조사 결과가 낮게 나온 만큼 단순한 브랜드 유지보다 생활권별 수요와 접근성 지표를 다시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도시정책은 선거 주기와 별개로 장기적 일관성이 중요하지만, 시민 체감도가 낮으면 추진 동력을 잃기 쉽다. 부산의 15분 도시 논의도 거점 시설 수를 늘리는 데서 나아가 실제 이동 시간, 보행 환경, 지역별 격차, 일자리 접근성까지 함께 따지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번 보고서는 새 부산시정에 정책 재검토의 근거를 제공했다. 앞으로 관건은 기존 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구분하고, 부산의 지형과 생활권 구조에 맞는 실질적 모델로 재설계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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