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화학제품 시장에서 안전성과 제품 분류가 다시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달부터 안전성과 효능 검증을 거치지 않은 일부 살생물제품의 판매가 제한되는 살생물제품 승인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소비자와 기업 모두 제품의 성분, 용도, 법적 지위를 더 세밀하게 확인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
살생물제품은 유해 생물을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기능을 앞세우는 제품군이다. 정부가 관련 승인 절차를 확대해 온 배경에는 일상에서 쓰이는 생활화학제품의 안전성을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승인 대상 제품은 원료와 효능, 위해성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하며, 미승인 제품은 시장 판매에 제약을 받는다.
규제 강화가 만든 제품 차별화 경쟁
이번 제도 시행은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비자가 제품을 고를 때 가격이나 향, 휴대성뿐 아니라 안전 기준을 충족했는지, 어떤 원료를 썼는지, 어떤 범주의 제품으로 등록됐는지를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캠핑, 등산, 골프, 피크닉, 러닝처럼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에는 해충이나 냄새, 피부 자극을 둘러싼 제품 수요가 커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클린 리추얼 브랜드 깨꼬미는 식물 유래 성분을 적용한 아웃도어 케어 미스트를 출시했다. 업체는 해당 제품을 살충 성분을 앞세운 살생물제품이 아니라 화장품으로 등록해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제품에는 EWG 그린등급 원료와 식물 유래 성분을 기반으로 한 처방이 적용됐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피부 저자극 테스트도 마쳤다고 밝혔다.

제품 설명에 따르면 편백수와 티트리잎수가 포함돼 피부 진정에 초점을 맞췄고, 해충이 꺼리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연 에센셜 오일을 조합해 은은한 향을 구현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표현이 실제 제품의 법적 효능 표시와 어떻게 구분되는지 확인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살생물제품 승인제가 강화된 만큼, 해충 방제 효과를 직접적으로 내세우는 제품과 향, 사용감, 피부 케어를 중심에 둔 제품은 표시와 관리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는 표시와 사용 목적을 함께 봐야
이번 사례는 생활화학제품 시장이 ‘강한 효과’를 강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안전성, 저자극, 사용 경험을 함께 내세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법적 분류와 광고 표현을 더 정교하게 관리해야 하고, 소비자는 자신이 기대하는 용도와 제품의 실제 등록 범주가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야외 활동용 휴대 제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경우가 많아 성분 정보와 사용상 주의사항 확인이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 임신부, 민감성 피부 소비자처럼 자극에 민감할 수 있는 이용자는 제품 설명에 적힌 테스트 결과와 제한 사항을 함께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연 또는 식물 유래라는 표현만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자극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살생물제품 승인제 전면 시행 이후 미승인 제품의 퇴출과 함께, 합법적 범위 안에서 안전성을 강조하는 제품 경쟁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본다. 깨꼬미 측도 일상 속 위생 관리를 라이프스타일로 제안하는 제품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강화는 기업에는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가 제품을 더 신뢰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