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초여름 인천 계양산 일대를 검게 뒤덮었던 러브버그가 올해는 눈에 띄게 줄었다. 같은 시기 등산로와 주차장, 인근 주거지까지 몰려들며 시민 불편을 키웠던 장면과 비교하면 체감 변화가 크다. 지자체의 선제 방제, 유충 서식지 관리, 포집 장비 운영이 겹치면서 성충이 대량으로 보이는 상황이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브버그는 정식 명칭이 붉은등우단털파리로 알려진 곤충이다. 사람을 물거나 감염병을 옮기는 종류는 아니지만, 짝짓기한 채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고 건물 외벽이나 차량, 산책로에 달라붙어 생활 민원을 일으킨다. 검은색 표면이나 조명 주변에 모이는 특성이 있어 갑자기 많은 개체가 나타나면 시민 입장에서는 불쾌감과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와 달라진 계양산 현장
JTBC 보도에 따르면 계양산은 지난해 러브버그 대량 발생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정상부와 등산로 곳곳이 검게 보일 정도로 성충이 모였고, 산 아래 상권과 주거지에서도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올해도 6월 중순 이후 성충 발생이 시작되면서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올해 현장에서는 지난해처럼 끈끈이 트랩이 빠르게 새카맣게 변하는 상황이 크게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등산객들도 작년보다 체감 불편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러브버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대량 비산과 집단 부착이 줄면서 시민이 느끼는 압박도 완화된 모습이다.
변화의 핵심으로는 유충 단계부터 시작한 예방 방제가 거론된다. 러브버그는 낙엽층과 습한 흙 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다가 6월 중하순 성충으로 우화한다. 성충이 된 뒤에는 이동 범위가 넓고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출현해 대응이 어렵다. 따라서 번데기 전후의 유충 서식지를 관리하는 방식이 성충 발생량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인천시는 올해 국립생물자원관과 협력해 유충 방제 실증 사업을 진행했고, 4월과 5월에는 미생물 제제인 Bti를 활용한 예방 방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Bti는 모기나 파리류 유충 관리에 쓰이는 생물학적 방제 수단으로, 화학 살충제 사용을 줄이면서 목표 곤충의 유충 단계에 작용하도록 설계된다. 러브버그처럼 산림과 도심 경계에서 발생하는 곤충에는 무차별 살포보다 서식지 중심의 관리가 중요하다.
포집 장비와 친환경 방제의 조합
올해 계양산 일대에서는 유충 방제와 함께 성충 포집 장비도 활용됐다. 성충이 이미 나타난 뒤에는 시민 접촉이 많은 등산로, 공원 진입부, 주거지 인접 구간에서 개체 밀도를 낮추는 물리적 대응이 필요하다. 포집 장비는 러브버그가 특정 빛과 색, 표면에 반응하는 특성을 이용해 성충을 모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방식은 러브버그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접근과는 다르다. 생태계에서 맡는 역할을 감안하면서도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에 대규모로 몰려드는 현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다. 산림 내부의 개체군을 모두 없애기보다는 등산로와 주거지 주변의 고밀도 출현을 낮추는 관리형 대응에 가깝다.
도심 해충 대응에서 중요한 기준은 과잉 방제의 부작용을 줄이는 일이다. 강한 살충제를 넓은 범위에 반복 살포하면 다른 곤충과 토양 생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불편 민원이 커진 뒤에야 대응하면 짧은 성충 활동기를 놓치기 쉽다. 올해 계양산 사례는 사전 예측, 유충 관리, 물리적 포집을 조합한 방식이 시민 불편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도권 도심 녹지의 반복 과제
러브버그 문제는 계양산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곳곳에서 출현 신고가 늘었고, 기후 변화와 도시 녹지 환경 변화가 개체 수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따뜻하고 습한 날씨, 낙엽과 유기물이 쌓인 서식지, 산림과 주거지가 맞닿은 공간이 겹치면 특정 지역에서 대량 발생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러브버그는 발생 기간이 비교적 짧다. 성충은 보통 며칠에서 1주일 남짓 집중적으로 보이다가 감소한다. 시민 입장에서는 창문과 방충망 관리, 야간 조명 노출 줄이기, 차량 표면에 붙은 사체를 빨리 닦아내는 생활 대응이 도움이 된다. 지자체에는 발생 시기 예측과 현장별 밀도 조사, 민원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
행정기관의 설명도 중요하다. 러브버그가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주는 곤충은 아니라는 정보가 충분히 전달돼야 과도한 불안과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시민이 겪는 불편을 단순한 민감 반응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불쾌감, 영업장 피해, 산책로 이용 제한은 실제 생활 문제이기 때문이다.
계양산의 올해 변화는 생활 해충 대응에서 속도와 균형이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민이 체감하는 불편을 줄이려면 발생 전 관리가 중요하고, 생태계를 고려하려면 방제 범위와 방식도 정교해야 한다.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자체가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고 주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며, 산림과 주거지가 맞닿은 지역의 관리 기준을 꾸준히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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